교감 일기(2018~2025)

2025년 7월 24일

멋지다! 김샘! 2025. 7. 24. 14:05

  어제는 미루고 미루었던 이 스케일링을 잔뜻 긴장하며 했고, 스케일링하는 간호사는 잔뜻 긴장한 나를 나이에 걸맞지 않다는 듯이 긴장할 필요가 없다고 재차 공손하게 이야기했다. 자라면서 알게 되었지만 우리 집안은 태생적으로 잇몸과 이가 약한 데다가, 국민학교 다닐 때 뜻밖의 사고로 앞니가 부러져서 치과에 아주 자주 다녔었다. 지금이야 치의료 기술과 의료기기가 나아져서 아프지 않지만 그때는 엄청 아팠다. 치의료 기기에 이 갈리는 소리만 들어도 치가 떨리는 공포였다.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달라졌음에도 여전히 치과에 가는 것이 두렵다. 치과에 정기적으로 검진하는 게 이성적이라고 항상 되뇌지만 막상 정기검진 때가 다가오면 혀로 잇몸을 몇 바퀴 돌린 후 입 속을 살펴서는 통증과 출혈이 없으면 다음 정기검진으로 미룬다. 내가 하는 비이성적인 행동 중의 한 가지이다. 그런 데다가 순진한 의리는 있어서 치과 의사와 간호사가 아주 무례하지 않는 한 번 들린 치과는 좀처럼 옮기지 않는다. 이게 화근이 되어서, 늘 다니던 치과는 자그마한 동네 치과로 고전적이고 보편적인 치과 치료를 양심껏 하는 곳이었는데, 내가 사는 소도시 치과에 임플란트가 막 도입되던 시기에 덩달아 임플란트를 하게 되었고 내가 초창기 대상이 되었다. 몇 개월을 고생하며 임플란트를 심었고 의사가 시키는 대로 관리하며 정기검진을 갔는데, 아 글쎄 제대로 관리가 안 되어서 탈이 났다고 했다. 화가 났지만 꾹 참고는 다음 정기검진에 갔는데도 별다른 치료와 관심을 보이지 않고서는 다음 정기검진에 오라고 했다. 그래서 정기검진은 정기검진일 뿐이라는 생각으로 중간에 빼먹고 미루고 미루다가 스케일링을 하러 갔더니, 스케일링이 문제가 아니고 임플란트가 아주 문제라며 나를 잔뜩 나무랐다. 입을 그 의사에게 내맡긴 상황에서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할 수 없어서 부글부글 끓는 마음으로 가만히 듣고만 있었더니 싸게 해 줄 테니 임플란트 시술을 다시 하잖다, 벌떡 일어나 기계를 확 밀어버리고 싶었으나 그런다고 이 상황이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 가만히 있었더니 금액을 더 내려주었다. 지금도 그 임플란트가 완전하지 않아서 이물감이 있다.
  그 이후에 충치로 이 하나를 더 뽑았는데 어김없이 싸게 해 줄 테니 임플란트를 하자고, 내가 자기 말을 잘 따르는 그저 그런 환자라는 심상의 근엄을 내보였다. 속으로, 이제 나와 당신과의 인연은 여기서 끝이요,라는 마음으로 그럽시다라고 한 후 그 치과에는 가지 않았다. 그랬더니 의사가 직접 전화해서 임플란트를 하려면 며칠이 소요되어서 바쁜 자기 스케줄을 조정하였으니 내일 내원하여 임플란트를 시작하자고 했다. 나는 그러자고 하며 내일 바빠서 못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도 했더니 그런 일이 생기면 미리 전화를 달라고 해서 내가 가지 않으면 임플란트 안 하는 것으로 알라고 했다. 그 뒤에 전화가 없었고 나도 어제 스케일링한 그 치과로 옮겼다.     그런데 임플란트가 탈이 나면 그 임플란트를 한 치과로 가야 하는데, 그런 일이 일어나지를 않으려고 무척 그 임플란트에 신경을 쓴다. 충치로 뽑은 이의 자리에 임플란트를 해야 하는데, 다른 이들이 그 빈자리를 잘 메우고 있어서 최대한 미룰 생각이다.
  치과는 정말 가기 싫다.

  오늘은 공무원 건강검진을 했다. 학기 중에 공가를 신청해서 할 수도 있지만 나는 되도록이면 한산한 여름방학 초입에 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교직원이 학기 중에 공가 내어서 건강검진 하는 걸 전혀 개의치 않는다. 더욱이 올해의 나는 학기 중에 평생 사용한 조퇴보다 더 많은 조퇴를 사용해서 학기 중에 다른 복무를 신청하는 게 영 내키지 않아서 습관대로 오늘 건강검진을 해버렸다.
  나이가 들면서 건강검진을 하려면 없는 혈압도 올린다는데, 나는 혈압이 있고 아무리 살을 빼어도 항상 비만인 체격과 체질이고 이전 검사에서 경계에 있는 수치들이 있어서 오늘 아침에 건강검진받으러 가는 길이 편하지 않았다. 아침에 채워서 들고 간 대변통과 문진표를 제출하고, 소변은 왜 또 그렇게나 나오지 않던지 그렇다고 참고 갈 수도 없고.
  잠에서 깨어 대기하고 있는데 의사가 불렀다. 그러더니 5분 뒤에 모든 검사 결과가 나오니 그때 부르겠다고 해서 쓸데없는 불안감을 안고 다시 기다렸다. 의사는 경계에 있던 수치들도 모두 정상 범위로 들어왔다고 했다. 귀에 쏙 들어온 간 수치도 극히 정상이고 위내시경 결과도 양호하고, 체중 관리를 꾸준히 잘하라고 해서 '여기서 더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되물으려는 마음을 기분 좋게 내려놓았다.
  저녁에 아내와 찌짐에 막걸리 한잔해야겠다. 기분 좋게.

  폭염을 요리조리 피하며 언덕의 오래된 아파트에 다다랐는데, 낡은 포터 자동차 운전석 위에 설치된 스피커가 '은수저 금이빨 삽니다.'라는 소리를 맥없이 토해내며 헤집고 있었다. 아니! 2025년도의 대한민국에서 복권방도 아닌데 저런 상황이 가당찮은 것인가!
  어제오늘 진료받고 검진받으며 민생지원금 반은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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