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수업(PBL)

산까치를 살려 준 개구쟁이들!

멋지다! 김샘! 2015. 7. 2. 15:56

 아이들이 자꾸만 우리학교에 살고 있는 새 중에서 요즘에 시끄럽게 우는 새의 이름을 아냐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대수롭지 않게 산까치라고 대답해 주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교실로 향하는데 4학년 아이가 우리반 아이들이 산까치 새끼를 키우기 위해 개구리를 잡고 있으며 운동장 철봉 아래에 산까치 둥지와 잡은 개구리를 두기 위한 집을 짓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마 2학년 아이들이 교실에 없으면 철봉에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역시나 아이들은 교실에 없었습니다. 창가에서 운동장 철봉을 바라보니 모래사장에서 세명이 무엇인가를 열심히 하고 있어서 교실로 불렀습니다. 죄송하다는 말을 잘 하는 아이들이 아닌데 들어오자 마자 늦게 들어와서 죄송하다고 미안해 합니다.

 산까치에 대해서 물었더니, 영진이가 아침에 학교 히말리아시다 나무 아래를 거닐고 있는데 나무에서 산까치 새끼가 툭 떨어져서 어깨에 맞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 산까치 새끼를 살리기 위해서 철봉아래 모래사장에 둥지를 만들어 보살피고 있는 중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름도 지었는데 '마음이2'라고 합니다. 이유는 예전에도 같은 일이 있었는데 그때 떨어진 산까치 새끼 이름을 '마음이'로 지어서 이번이 두번째니까 '마음이2'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전 '마음이'는 어떻게 되었는지 물어보니 우리학교 아이의 할아버지가 잘 키워서 자연으로 돌려보냈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로 '마음이2'도 개구리를 비롯한 먹이를 잘 주면 자연으로 돌려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습니다.

 

 일단 '마음이2'가 있는 철봉으로 갔습니다. 제법 큰 산까치 새끼가 둥지 근처에 있었는데 아이들이 손으로 감싸니 큰 반항이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만든 둥지와 마음이2>

 

어깨에 올려도 저항이 없었고 날개짓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힘이 없어서 자포자기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눈동자도 똘망똘망하고 깃털도 윤기가 있었습니다. 아무리 새끼지만 이렇게 아이들을 잘 따른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아이들에게 우리가 키우는 것보다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여러가지로 좋다는 이야기로 설득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돌려보내는 뾰족한 방법이 없어서 일단계로 '마음이2'가 떨어진 곳에 두고 내일까지 살펴 본 후 어미가 데려가지 않으면 잘 키워서 돌려보내자고 했습니다. 그러나 저녁에 길고양이들이 '마음이2'를 그냥 두지 않을  생각을 하니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마음이2와 아이들>

<마음이2와 아이들>

<마음이2와 아이들>

<마음이2와 아이들>

<마음이2와 아이들>

<마음이2와 아이들>

 

이때 우리학교 행정실의 박주무관이 운동장 잔디를 살피기 위해 나왔습니다. 어떻게 해야 될지 도움을 요청하니 아주 큰 사다리를 이용하여 둥지에 올려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아이들도 정말 좋아했습니다.

 아이들과 둥지를 찾아보니 제법 높은 위치에 있었습니다. 박주무관이 사다리를 가져와서 안전하게 둥지에 올렸습니다. 위험을 무릎쓰고 도와 준 박주무관이 너무나도 고마웠습니다. 감사 인사를 하는 아이들에게 오히려 더 고맙다는 말을 하니, 아이들이 '도움은 우리가 받았는데 왜 고마워해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생명을 살리는 일에 함께 참여하게 된 것이 기쁘다는 표현을 한 것이라고 하면서 생명존중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도 했습니다. 

<둥지에 오르기 전의 마음이2>

<둥지에 오르기 전의 마음이2>

<아이들과 작별 인사하는 마음이2>

<작별이 아쉬운 아이들과 마음이2>

<작별이 아쉬운 아이들과 마음이2>

<마음이2를 흉내내는 아이들>

<작별이 아쉬운 아이들과 마음이2>

<마음이2가 떨어진 둥지>

<마음이2를 둥지에 올려주는 박주무관>

<마음이2를 둥지에 올려주는 박주무관>

<둥지를 지켜보는 어미 산까치>

<예전 마음이를 위한 둥지>

 

 우리반 아이 세명은 완전 개구쟁이입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개구쟁이입니다. 그래서 제 고함이 떠날 날이 없습니다. 하지만 묘하게도 밉지는 않습니다. 안전하게 바르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소리는 높이지만 높은 소리만큼 미움은 높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높아진 목소리에 주눅이 들어서 떨어진 산까치 새끼 이야기를 빨리 하지 못한 듯 합니다.

 미안합니다. 하지만 내일도 쉽게 목소리가 낮아지지 않을 듯 합니다.

 '마음이2'가 둥지에서 떨어지지 않고 잘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여기는 마음이 착한 개구쟁이들이 자라는 합천군 쌍백초등학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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