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우리 아이들 - 당신이 바보입니다.
전교생이 인근의 수련원에 야영수련활동을 하러 갔습니다. 사전에 돈과 군것질 거리를 가져오지 말라고 지도하였습니다. 정말 아무도 가져오지 안았습니다. 그런데 수련원에 매점이 있었는데 프로그램 중간에 매점을 사용하도록 지도강사가 안내를 한 모양이었습니다. 다른 학교 학생들은 달려가서 군것질을 하는데 우리학교 아이들은 옹기종기 모여서 멍하니 눈치만 보고 다른 학교 학생들을 부럽게 쳐다보고만 있었습니다. 이것을 지켜보시던 교장선생님께서 학생들을 생활관으로 모아서 수박을 잘라 주셨습니다. 아울러 '원래 야영수련활동을 할때에는 바른 먹거리 선택 요령, 음식의 소중함, 부모님의 소중함을 깨닫기 위해서 군것질을 못하게 하는 것이 맞고 , 여러분들이 잘 따르는 현재의 모습이 너무 보기가 좋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도 우리 아이들은 다른 학교 학생들의 과자가 탐이 나는 눈치였습니다.
저녁에 생활관에 가 보았더니 지도강사가 시키는대로 바른 자세로 저녁식사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다른 학교 학생들은 눈치껏 떠들기도 하고 장난을 치기도 하는데 우리 아이들은 지도강사가 시키는 이상으로 충실히(?) 실천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아이가 팔을 떨고 있었습니다. 아프냐고 물어보니 너무 긴장이 되어서 그렇다고 합니다. 선생님이 되고 나서 처음으로 학생들에게 나쁜 것을 가르쳤습니다. 지도강사가 시키는 것 눈치껏 적당하게 하면서 즐기라고 했습니다. 저녁에도 지도강사가 시킨다고 정해진 시간에 자지말고 적당하게 좋은 추억을 만들라고 했습니다.
한 아이가 묻습니다. "선생님 그래도 되요?"
답했습니다. "적당하게 눈치껏, 위험한 장난만 하지 마세요."
그래도 걱정이 되어 밤에 학생들 생활관 앞을 서성거렸더니 정말 '조용한 추억'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우리 아이들 정말 순진하고 순수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다른학교 학생이 '재네들 바보아니야?' 하면서 수근거리는 것을 들은 모양입니다. 누가 바보일까요? 우리 아이들이 진짜 바보같은 세상을 만나 바보가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외칩니다.
"얘들아! 너희들은 바보가 아니란다. 진짜 바보는 너희들을 바보라고 생각하는 그네들이다."
<민들레 홀씨를 날리는 우리 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