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26일
학부모가 시의원, 도의원, 국회의원을 만나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나누는 그 이야기가 개인과 집단의 이기인지 공익인지의 구분이 필요하고, 개인과 집단의 이기이면 그 이기를 획득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합리가 있는지 공공선은 파괴되지 않는지를 잘 살펴야 한다. 그리고 학교와 관련된 이야기면 먼저 학교와 의견을 나누어야 한다. 본인의 가치관과 앎의 정도에 의한 대략적인 생각을 관철하기 위해서 정상적인 학교의 행위를 문제 삼거나 요구하면 학교는 정상적인 행위를 잘하고 있다는 내용과 요구에 대한 법률적인 해석 등을 포함한 답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행정력이 낭비되고 피로하다. 학생을 교육하는 학교가 그런 요구로 피로해지면 그 피해가 어디로 갈까?
상대가 누구든지 자신의 관점으로 다양한 이야기는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야기가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한 일방적인 대화, 상대방의 감정을 후벼 파서 이야기의 주제와 동떨어진 나쁜 기분을 유발한 후 본인의 주장을 들어주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 감정을 후벼 파겠다는 엄포성 대화는 우리 시대에서 멈추면 좋겠다. 그래서 이런 대화나 민원에 대해서는 공공기관이 냉정하게 대처하면 좋겠다.
우리가 뽑은 선출직 공무원은 우리를 위해 봉사해야 되는데, 우리가 뽑은 선출직 공무원을 이용하여 우리끼리의 갈등을 조장하면 그 선출직 공무원은 좋아할 것이다. 우리끼리의 단합된 요구로 그 선출직 공무원과 대화하여 우리의 공동체 이익을 추구하는 의식이 필요하다. 그래야 선출직 공무원이 우리의 이야기에 귀를 더 연다.
어제 우리 학교 학부모, 중학교 학부모, 도의원과 우리 지역 청소년 센터 운영의 애로점과 더 알찬 운영을 위한 요구를 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던 모양이다. 청소년 센터와 인근 중학교의 요구 사항만 전하려 했는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우리 학교 이야기도 나눈 모양이었다. 평소에 우리 학교와 소통을 잘하는 학부모였다면 그런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었는데 나누게 되었고 그 이야기를 들은 사람도 학교에 문의하지 않고 바로 도교육청에 연락하고 도교육청은 지역교육지원청에 연락하고 지역교육지원청은 학교로 연락하여 상황을 파악하게 되었다.
학교의 경우는 시의원이나 도의원과 직접 부딪히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지만 교육지원청이나 도교육청은 사무감사와 국정감사 등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을 해야 되는데 그 내용을 전혀 몰라서 답을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면 안 되어 시의원이나 도의원들의 요구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답변을 제대로 못하면 교육기관 전체에 대한 신뢰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학교도 시의원이나 도의원들과 만나려면 교육지원청과 먼저 소통을 해야 한다.
어제 모임을 알아보니 친분관계에서 모임이 이루어져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여 우리 학교에 연락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참석한 한 분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일이 이렇게 진행될 줄 몰랐다며 대단히 미안해했다. 앞으로 함께 더 소통하자고 당부하며 학교와 지역사회가 한 목소리를 내어야 더 쉽게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학부모 다모임 등은 이제는 친목도모에만 지나치게 치우치지 말고 바르게 여론을 형성하고 형성된 여론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방법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자고 했다. 오늘의 일을 결코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지 않고 오늘의 일로 한 단계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9월 1일에 새로운 교장 선생님이 오시면 제공할 학교 정보를 준비하도록 하면서 교장 예우를 다하고 전임 교장 선생님이 아무리 훌륭하고 좋더라도 서로 비교하는 말투를 하지 않도록 했다.
새로 오시는 교장 선생님과 9월 1일 일정에 대해서 의논했다.
점심을 먹고 연구 선생님과 학교 교육과정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길게 나누었다.
태풍이 조용히 지나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