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0년 11월 27일

멋지다! 김샘! 2020. 11. 27. 18:00

알면서, 씨앗의 독초를 뿌리고 그 독초가 자신의 몸을 칭칭 감아오는 것이 두려워서 냅다 내빼고는.
그 독초의 씨앗을 뿌린 이가 '나'라는 사실이 발각되는 것이 두려워서.
'나'가 독초의 씨앗을 뿌리고 떠난 시공에, 퍼진 독을 어찌할까 전전긍긍하는 그들에게.
또 다른 독초의 줄기를 그들의 몸에 칭칭 감고는 그들을 조정한다.
'나'가 뿌린 독초의 뿌리를 적당하게 밟아라.
세게 밟으면 짓이겨진 독초의 뿌리가 내뱉는 맹독의 거품으로 '나'를 경멸하고, 독초의 실상도 알려지리니.
그들이 독초를 싫어하면 안 된다.
그들이 독초의 진액으로 '나'를 싫어하고 독초의 씨앗을 분간하기 시작하면 더 이상 '나'가 설 자리는 존재하지 않으려니.
더군다나 내가 뿌린 독초를 적당하게 제거하는 어리석은 짓은 더 이상 안 할 테니.
그들의 간악한 마음을 꿰뚫고도.
'나'의 독초에 함께 중독되었다고 착각하는 병약한 그들의 헛소리를 내팽개치지 못하고.
동종업계의 영업비밀이라는 관습을 버리지 못하는 나.
나는 '나'다.
뿌린 자가 거둬야 한다.
뿌려서 돋아난 잎이 약초이든 독초이든 오롯이 뿌린 자의 몫이다.
그 몫에 순응하는 '나'가 정의다.

이사 보따리 싼다고 주변이 어수선했다.
꽃피는 내년 3월이면 산뜻한 공간에서, 코로나 19가 씻긴 공간에서 오늘의 어수선이 만든 웃음꽃이 한껏 피겠지.

집합 연수로 예정되었던 전보 및 평정업무 연수가 쌍방향 원격으로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