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리더십

지위와 편견으로 판단하지 말자!

멋지다! 김샘! 2011. 11. 15. 10:24

 얼마전에 초등학교 친구들과 합천에 있는 황매산에 다녀왔다. 결혼을 늦게한 친구는 초등학교 입학전의 자녀가 있어서 산에 오르는 것이 무리라고 하여, 다함께 편안하게 가을을 느끼기에는 황매산이 제격이라고 판단되어 황매산을 택했다. 일반적으로 황매산이라고 하면 봄에 철쭉과 가을에는 억새가 볼만하다고 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해서 그다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황매산을 몇번 다녀왔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그런데 황매산에 올라 주위를 둘러보니 처음보는 광경이 펼쳐졌다. 지리산 천왕봉부터 남해안의 바닷가에 이르는 겹겹히 쌓인 산맥과 사이의 구름바다가 장관이었다. 왜 지금까지 이것을 보지 못했을까? 그동안 황매산에 와서 무엇을 보았을까? 단순히 철쭉이 유명하다하여 철쭉만 보았고, 억새가 유명하다하여 억새만 보고 간 것이다. 황매산 정상에 오를 생각도 하지 않고 그것이 다인양 황매산에 대해서 떠들고 다닌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그리고 내 이야기만 들은 사람들은 황매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했을까? 또 나보다 황매산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는 사람들은 내 이야기를 듣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아! 아찔했다.
 학교에서도 이런 일이 발생하곤 한다. 지위가 높은 분들일 경우 더욱 그러하다. 본인이 알고 있는 것을 기준으로 모든 것을 결정하려고 한다. 심지어 학교 구성원이 더 나은 결정을 한 경우에도 나서서 번복한다. 흔히들 아는 것 만큼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지위가 높다고 다 아는 것도 아니고 다 보이는 것도 아니다. 때로는 학생들이 선생님보다 더 많이 알고 있고, 평교사가 부장교사보다, 학교 관리자보다 교사들이 더 많이 아는 경우가 있다.
 사람마다 여행의 목적이 다르다. 어떤 사람은 휴식, 어떤 사람은 취미생활, 어떤 사람은 견문을 넓히기 위해서 여행을 떠난다. 모든 여행은 나와 같을 순 없다. '내가 그 분야에 대해서 다 알고 있고, 그 일은 이렇게 처리해야만 옳은 것이야!' 라고 생각한다면 리더로서의 자질을 잃고 있는 것이다.
 내가 알고 있었던 황매산은 철쭉과 억새뿐이었다. 그리고 황매산을 다른 사람보다 좀 많이 간 지위(?) 뿐이었다. 그것도 나보다 더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빠뜨렸다. 황매산을 평가하는 어리석음을 학교에서는 범하지 않기를 간절히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