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1년 1월 4일

멋지다! 김샘! 2021. 1. 4. 18:00

인간의 능력을 지위나 부로 판단하지 않는다.
희소성에 의한 불가피한 경쟁이 필요 없다는 억지 주장도 하지 않는다.
경쟁에서 승리했거나 능력을 보유한 인간은 반드시 오만하고, 그렇지 못한 인간은 열등감에 둘러싸여 굴욕적 삶을 살 수밖에 없다는 주장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지성과 자존감이 인간의 능력이라 주장한다.
자존감보다 지성을 앞에 둔 이유는 지식의 자각에 의한 지성이 자존감을 고양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인간 삶에서 피할 수 없는 경쟁 과정은 승자와 패자를 가르기 위한 자연 규범이 아니다.
식물과 동물의 경쟁 관계를 본뜬 강자 유일 생존의 사상이 인간을 지배했다면 현재와 같은 문명을 이루지 못했다.
경쟁할수록 생존자가 줄어들어서 호모 사피엔스의 멸종을 가져왔을 것이고, 사회적으로도 승자 집단만 살아남아 불안하며 단순한 인간 사회를 형성했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 사회는 우리 생각 이상으로 다양하고 복잡하며, 불안하며 단순한 사회보다 안정적이며 다양한 사회로 진보한다. 
경쟁이 이끄는 성장이 있다.
경쟁 과정에서 경쟁보다 이득을 얻기 위한 일시적인 협력관계, 더 큰 이득을 얻기 위한 영구적인 협력관계인 공동체 형성에 의한 성장도 있다.
인간 능력을 지위나 부로 판단하는 근거는 자본주의 분배의 모순에 의한 계층과 계급의 공고화를 설명하기 위해 물질에만 한정했기 때문이다.
승자 독식을 비판하는 세력들이 그릇된 경쟁과 경쟁을 부추기며 정의가 사라진 오염된 자본주의로만 인간 능력을 정의하고, 분배되지 않는 자본주의가 초래한 양극단의 갈등에 의한 민주주의 위기를 그런 인간 능력으로 진단하는 것은 모순이다.
자연적으로 주어진 개인의 감성과 재능에 의한 경쟁과 협력으로 지성과 자존감을 축적한 사회적 위치에서 다른 위치에 있는 그 어떤 인간종들과도 스스럼없이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이 내가 생각하는 인간 능력의 정의다. 

경상남도교육청장에 관한 조례 시행에 따른 기본 계획 공문이 왔다. 비공개라서 전문을 공개할 수 없고 주요 내용은 교육공무원, 지방공무원, 교육공무직이 공무를 수행하다가 목숨을 잃었을 경우 경남교육청장으로 거행할 수 있다는 내용이며 예산 지원도 포함되어 있다. 공무상 사망 직원에 대한 예우 및 명예 거양, 경상남도교육청 소속 직원으로서의 자긍심 고취가 공문의 기대효과이다. 반대를 위한 반대 논리를 펼칠 엄두도 내기 전에 거부감이 확 올라왔다. 법령에 의한 교육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다가 불행히 죽음을 맞이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지만 그것이 대중의 마음을 움직여서 추모 분위기로 이어질지는 나는 부정적이다. 추모 분위기 조성이 목적이 아니라면 공무원 재해보상을 위해 공무원연금법이 있고, 단체 및 노조별, 직장별 상조회가 있고, 행정망을 틈탄 상호부조 연락망이 어느 조직보다 잘 되어 있는데, 굳이 반감을 살 수 있는 노출이 필요할까?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우리를 국민과 괴리시키는 모종의 계급의식과 특권 의식의 발로라고 판단한다. 조례이니 경상남도의회를 통과하면서 충분히 논의되었을 것이다. 비난은 아니다.

기일이 남아 있지만 평정업무를 재확인했다. 3년째 하고 있고 지금의 학교는 교원 수가 적어서 부담이 덜한데 이 업무를 대하는 떨림은 줄어들지 않는다. 나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 업무가 끝날 때까지는 찜찜함이 잔변처럼 남아있다. 업무 자체가 힘든 것도 아닌데.

신입생 예비소집을 시작했는데 자꾸 줄어들었다.


학교는 3월 1일을 기준으로 새 학기가 시작되어서 결혼기념일인 1월 1일 외에는 1월의 큰 의미가 없지만 올해부터는 세상이 내 뜻과 달라도 웃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