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1년 3월 8일

멋지다! 김샘! 2021. 3. 8. 20:00

  교사가 행정업무를 하는 것을 절대 원하지 않는다.
  교사 시절에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면서 교사가 하지 말아야 될 업무를 시설 및 설치물 관리, 강사 수당 서류 챙기기, 채용으로 판단했다. 교감이 되면 기필코 이것만은 개선하고 싶었다.
  하지만 안 되는 것이 있었다. 이미 교사가 하고 있는 업무를 행정실장에게 가져가라고 하면 순순히 가져가는 행정실장보다 가져가지 않으려는 행정실장이 더 많고, 나아가 교육활동의 범위를 포괄적으로 해석하는 행정실장이 급식행정 업무까지 교사에게 맡기려는 시도를 하는 경우가 지금도 들린다. 그렇게 해석하면 학교 행정실을 없애고 경찰처럼 교사가 행정부장을 하고 수업을 안 하면 된다. 행정실과 갈등을 일으키기 위한 글이 아니어서 확전을 회피한다.
교사가 행정업무를 안 하기 위해서는 교직원 대토론을 오랫동안 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직원은 불편을 감수하는 대토론을 원하지 않고 교감이 대토론을 제안하거나 서로의 업무를 조정하려 하면 나 몰라라 한다. 그리고는 교사가 하고 있는 행정업무를 교감에게 하라고 한다. 도교육청도, 도교육청과 결을 같이 하는 무리들도 교감, 수업을 빼줄 테니 교사가 하지 말아야 될 행정업무를 하는 교사, 교무실에 배치된 교육공무직에게 모든 행정업무를 하라고 종용하고 있다.


  사용하는 언어와 내용, 방법이 전부 모호하다.
도교육청은 교사가 하지 말아야 될 행정업무를 어떻게 규정하는지 명확하게 밝혀라. 체험학습 활동 계획은 해당 학년에서 해야 되는가? 교무행정팀에서 해야 되는가? 평가는 누가 해야 되는가? 교육활동에 따른 학습준비물 구입 계획은 누가 해야 되는가? 현재 명백히 행정실에서 해야 될 일인데 교원이 하고 있는 업무를 파악하고 있는가? 파악하여 행정실로 이관할 행정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가?
  교육활동과 관련하여 교원이 분명하게 해야 될 업무가 있다. 업무 내용이 복합적이어서 그 업무를 통째로 행정실이나 교무행정팀으로 넘기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안전 업무를 예를 들면 시설물 관리에서 안전 교육까지 다양하다. 관리자, 교사, 행정실에서 나눠서 처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내실도 더 있다. 안전 업무 자체를 교사가 하면 안 되는 업무로 분류하면 안 된다. 학습준비물 구입도 필요한 교사가 신청하고 주문하면 더 효과적이다. 우리 학교도 이전에는 교무행정원이 구입을 했으나 교육활동의 변경에 따른 준비물 수정 구입, 준비물 품질, 대체 준비물, 선호도 등에 의해 불편이 많아서 작년부터 준비물이 필요한 교사가 신청한다.
  도교육청의 어느 부서에서는 교사의 행정업무를 제로화시키겠다는 정책을 펴면서 어느 부서에서는 교사가 해야 될 행정업무를 만들고 있다. 교사가 정말 하지 말아야 될 행정업무를 공문으로 보낼 경우에는 행정실에서 해야 될 업무라고 명확하게 표시하라. 도교육청 내부 지침부터 만들어서 시행하라. 발송하는 부서에 따라 교무실과 행정실 업무로 나눠지는 것이 아니라 업무의 성격에 따라 나눠지기 때문에 도교육청 내부 지침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근거로 처음부터 교사가 행정업무를 맡지 않도록 하라.
  공무원 노조, 교육공무직 노조, 전교조를 포함한 교사 노조와의 교섭 시 도교육청의 업무 적정화와 어긋나는 교섭을 하지 마라. 각 노조와는 해야 될 일 하지 말아야 될 일들을 교섭한 후 학교의 준수 여부를 공문으로 제출받으면서 어떻게 학교에서 교섭 결과와 어긋난 내용으로 업무 적정화를 할 수 있겠는가?
  이런 다양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인 방법과 내용으로 교무행정팀의 운영을 지시하고 운영형태를 제출하라는 행정은 정말 비겁한 무능력에 가깝다.

  세 가지 질문을 심도 있게 토의하기 바란다.
  첫째, 교사가 광범위하게 해석되는 모든 행정업무를 하지 않으면 그 행정업무를 하지 않는 시간만큼 학생 곁에 더 머물 것 같은가?
  둘째, 현재 도교육청이 추진하는 업무 적정화의 시각이 학교를 제대로 통찰한 것인가?
  셋째, 교감의 역할이 행정업무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