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1년 3월 15일

멋지다! 김샘! 2021. 3. 15. 19:37

어쩔 수 없는 재채기 한 번에도 주위의 눈치부터 살펴야 되고
대수롭지 않았던 몸열에도 긴장하며 코로나 19 검사를 받아야 되고
다가오는 발자국만큼 뒤로 물러서야 되고

호젓한 길에서도 마스크를 써지 않으면 죄짓는 마음이다. 

학생과 교직원의 조그마한 열에도 마음 졸여야 되고
아닐 것이라는 확신에도 결과까지는 걱정을 떠나보내지 못하고
주변의 확진에는 나의 움직임부터 뒤돌아봐야 되는
저절로 쪼그라드는 삶이다.

해마다 이맘때의 하얀 목련 꽃잎은 꽃샘추위로 암갈색의 꽃잎 되어
조그만 늦게 피면 될 것을 바보같이 한결같아 안타깝게 굴더니
기세 등등한 코로나 19의 오늘에 하얀 목련 꽃잎이 파란 하늘에 흐드러져
바보같이 한결같았던 몇 해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몇 해를, 해를 걸러가며 한결같이 역경을 안타깝게 이겨내는 목련을 바라보며
이제, 두 해를 채우기 시작하는 코로나 19의 역경이 지겹기는 하지만
두 해를 가득 채워 갈 때쯤에 오늘의 목련처럼 사람 꽃이 흐드러지게 필 날을 희구하며
오늘은 사람이 사람을 보살피며 사람 꽃을 피울 날을 희망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