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23일
우리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수그러들지 않고 계속 발생하여 걱정이다. 교직원과 학생들에게 주말 동안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킬 것을 당부했다.
어제 나를 잘 따르는 한 아이가 일찍 교무실 문을 확 열고는 목에 힘을 가득 담고 어깨는 한껏 뒤를 젖힌 채 "선생님! 동생이 또 생겼어요"라고 했다. 순간 눈치를 채고 "오데 있노? 엄마 뱃속에 있나?"라고 했더니, "예 아직 엄마 뱃속에 있고요 이제 우리는 삼 형제예요!"라고 의기양양하게 이야기했다. "근데 남동생이 아닐 수도 있잖아?"라고 했더니 냅다 교실로 내뺐다. 미래의 입학생 한 명 확보했다.
마음이 불편한 병설유치원생이 있는데, 이 아이는 나와의 일면식이 없고, 나의 진면목도 본 적이 없는데 처음부터 나를 무서워했다. 골마루에 드러누워 날카롭고 서러운 고음의 울음으로 등원을 거부할 때 내가 다가가면 울음을 멈추고 서서히 일어나 유치원 선생님의 손을 슬며시 더듬어 잡고는 뒤로 몸을 숨겼다. 오늘은 이 아이가 하원 하며 억지를 부렸다. 아이 앞에 나설 적당한 때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이를 데리려 온 할머니가 "니 자꾸 이러몬 할아버지 선생님을 부른다!"라고 하시니 소란을 멈추었다. 아이의 소란이 멈춰서 좋았지만 할머니가 내뱉은 '할아버지 선생님'은 한동안 벽에 부딪히며 사방을 헤매었다. 수십 년을 염색하다가 작년부터 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이다. 내 모습 그대로를 내가 사랑한다. 뭐 어때서! 하하하.
교육감 방문 협의자료를 솔직하게 작성하여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