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1년 5월 28일

멋지다! 김샘! 2021. 5. 28. 18:30

부득이하게 학교와 떨어진 곳에서 내려 고샅을 따라 출퇴근을 한다. 짧은 거리이지만 계절에 따라 소소하게 변화는 시골 풍경이 볼만하고 때로는 작은 변화에 마음이 흔들리며 어릴 적의 삶을 소환도 한다. 금계국이 한창이다. 내 어릴 적에는 없었던 꽃인데 번식력이 좋아 도로변, 산소 등을 가리지 않고 주황색에 가까운 짙은 노랑을 물들인다. 오늘 아침, 바람에 살랑거리는 모양에서 가을바람에 살랑거리는 코스모스의 정취를 느꼈다. 향긋한 향이 섞인 신선한 공기를 맛있게 먹으며 출근했다. 이렇게 맛있는 공기에 인간을 해하는 바이러스가 섞여 있어서 마스크로 걸러내는 중에 덩달아 좋은 향도 걸러내는 현실이 아쉽다.

늘 하듯, 교무실 창문 열고 클래식 주파수에 맞춰진 라디오를 틀고 핸드밀로 커피콩을 가는데 창문 넘어 들어온 신선한 공기에 섞인 커피 향으로 기분이 산뜻했다. 금요일이어서 더 그랬다. 교무실의 작은 커피 나눔은 존재 의미를 부여받는 소소하고 보람된 내 의식이다.

교무부장과 행복학교부장에게 어제저녁에 있은 학부모 다모임의 이야기를 듣고, 어제 있은 학교장 회의도 들었다.

오후에는 작은학교 살리기 사업의 TF팀 협의회를 학교 도서실에서 가졌다.

 

고샅으로 퇴근하며 모순된 현실과 현상을 잠시 생각했다.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수학적 알고리즘인 컴퓨팅 사고를 강조하지만, 문명은 예측하지 못한 창의성 창조성이라 칭하는 인간의 의외성이 이끌었다.

인간이 설계한 알고리즘으로 운영되는 체제와 기계에 인간이 종속되어 알고리즘의 원활한 운영에 이바지하는 능력을 길러라 한다.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인간과 알고리즘에 종속되는 인간으로 나눠진다.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기르는 미래 역량을 강조하는데 더는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공간이 없다.

순수한 내 생각만이 아닌 출저가 분명하지 않은 표절의 사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