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1년 6월 28일

멋지다! 김샘! 2021. 6. 29. 08:19

전문가 참여형 자율감사 3차 감사를 오늘부터 6월 30일까지 한다. 지금까지 전 교직원의 참여와 노력으로 알차게 진행했다. 피감 기관에서 알차게 진행한 것과, 완전한 것은 다르니 열린 마음으로 성실하게 임할 것이다.

내 생각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편이다. 교감일기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나를 두고 눈치가 없다거나 찍힌다며 걱정하는 이들도 제법 있다. 예전에는 걱정하는 이들에게 그러한 나의 행실을 또박또박 설명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씩 웃고 만다. 내가 잘났고 내 행실이 전적으로 옳아서 그러는 게 아니라 일일이 설명하며 대화하는 체력이 안 되기 때문이다. 다른 대화도 진척이 없으면 듣기만 하는데 이런 나를 두고 어떤 사람은 부드럽게 변했다며 칭찬한다. 이런 칭찬에도 대꾸하지 않는데 어쩌다가 술을 먹게 되면 힘 부친 나를 잠시 잊는다.
지난 토요일, 오래간만에 친구를 만나 술을 섞어 마셨고, 그 기운으로 한껏 떠들었더니 집으로 돌아오는 몸이 천근만근이어서 길바닥에 주저앉고 싶은 걸 겨우 참고 참으며 집에 도착하여 고꾸라졌다. 일요일에, 아내가 온몸에 기운이 다 빠진 그런 모습은 처음이라며 걱정했다. 나이가 든 만큼 체력이 떨어지는 게 당연하고 그만큼 술은 적게 마셔야 하는데 그걸 알면서도 술이 뇌에 도착하면 깡그리 잊어버린다. 술을 줄인다는 생각보다 끊는 게 좋겠다는 생각만 했다.

기가 막힌 소문도 들었다.
사실이라면 명백한 불법이고, 들키지 않아도 교육자의 양심에 비추어 견딜 수 없을 텐데 어떻게 그런 짓거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만약 어떤 계기로 그 일이 밝혀져 책임져야 할 사항이면 그 일을 시킨 사람이 책임을 질까? 전혀 아니다. 무조건 꼬리 자르기를 한다. 그런 짓을 한 본인만 불법에 대한 법적인 책임과 교직자로서 도덕적 책임을 질 것이다. 특히 자유와 평등에 위배 되는 기본권의 침해 행위는 용서가 안 되는 시대다. 더 나은 사회와 교육을 향한 열망이 아무리 강해도 과정이 민주주의에 위배 되면 추구하는 사회와 교육도 민주주의 철학이 아니다.
여기저기 들락거리며 타인의 생각과 행동을 침범하여 통제하려는 의도적이며 체계적인 그런 행위에 대한 소문들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며, 다른 목적으로 그런 소문을 일부러 퍼뜨린다면 이들도 책임을 질 각오겠지.
실명까지 거론되는 의도성(?) 있는 소문에 교직원들이 휘말리지 않기를 바란다.
선거를 전후하여 학교에 나타나는 현상을 기록할 예정이다.

분위기 좋을수록 지켜야 할 선을 서로 지켜야 더 행복한 학교가 된다.
눈치와 간을 함부로 보면 안 보는 만 못하다.
나이를 먹은 만큼 먹은 사람들이 그걸 알아채지 못하겠나.
표를 내고 안 내고의 차이는 있겠지.

어떤 이유든 학생이 생명을 달리하면 정말 안타깝다. 그 부모도 사는 게 사는 거겠나? 그런데 수사가 제대로 시작되지도 않았고 더구나 명확한 부검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기자가 그 전날에 부모와 진로 문제로 다투었다는 기사를 쓰고, 해당 지역의 교육감은 “우리 교육의 근본적인 문제에 가슴이 아프다.”, “아픔이 없는, 경쟁이 없는 나라에서 고인이 평안을 얻기를 기원한다. 학부모님과 슬픔을 함께하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교육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한계와 책임감에, 머리 숙여 고인과 가족들에게 사죄의 마음을 표한다”라고 했다. 경찰은 이런 상황을 두고 2차 가해가 있을 수 있으니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이 정도 수준밖에 안 되는 기사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어서 안타깝지만 포기한다. 다행히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국민이 늘어나 기자를 질타하는 댓글이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그 지역의 교육감 인터뷰는 정말 마음에 안 든다. 본인이 지적한 우리 교육의 근본적인 문제를 책임질 당사자가 본인이고, 심지어 재선이며 삼선을 욕심낸다는 말도 있다. 초선 교육감의 초기라면 이런 이유가 당선의 정당성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교육을 고치겠다며 교육감에 당선되고선, 이제 삼선을 욕심내는 시점에서 어떻게 사실주의 소설의 삼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우리나라의 경쟁 교육만이 모든 문제의 원인이라는 유사 교육학의 선동을 대변하는지.
본인이 지적한 그런 교육을 고치겠다고 당선되고선 재선하는 동안 뭐 했나? 최선을 다했는데 효과가 미미했다면 진단과 방법에 근본적인 문제가 없었는지 살피는 게 진정성이 있다. 그리고 선거가 경쟁이고 그런 경쟁으로 당선된 교육감이 경쟁이 모든 문제의 근본이고 교육감의 한계라며 은근히 남 탓하는 말장난의 사과로 교묘히 비껴가려는 행실을 국민인 나는 믿지 않는다.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지구 생명의 숙명이다. 하지만 지혜로운 인간의 숙명은 공정하게 경쟁하고 승자 독식을 막고 패자를 낙오자로 치부하지 않는 문명 건설이다.
사과해야 하거나 안타까운 사건일수록 책임은 회피하며 두각을 드러내려는 두서없는 논란의 말로 지혜롭지 않은 인간임을 방증하지 말고, 아픔에 공감하는 진정성을 담은 담백한 말로 호모 사피엔스를 견인하는 교육자의 숙명을 다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