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1년 7월 7일

멋지다! 김샘! 2021. 7. 7. 20:58

정말 비가 많이 온다. 차분하게 꾸준히 내리는 장마가 아닌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와 짙은 물기를 토해내고선 허옇게 옅어지는 현상이 되풀이되었다. 높아진 습도로 화재경보기가 오작동하여 소방관이 출동했다. 행정실장이 정말 고생했다.

경기도교육청 감사관에서 3년 6개월간의 교원의 복무 현황 자료와 나이스 개인번호를 제출하라는 공문이 논란이다. 인권과 노동인권에 대한 감수성이 심히 우려된다는 교원단체와 노조, 교원 휴가의 무분별한 사용에 대한 민원과 제보가 들어옴에 따른 실태 조사 차원이며 개인정보 유출은 있을 수 없다는 교육청과의 갈등이다.
이런 문제가 불거진 원인을 사사로이 분석한다.
워라밸-일과 개인의 삶 사이의 균형을 잘못 해석하거나 인기 영합을 위하여 교원의 복무를 흐트러뜨린 세력이 문제다. 특별 휴가는 해당 사안이 발생했을 경우 신청하는 게 원칙이다. 그동안 민주적이지 못한 학교 문화로 사안이 발생했음에도 당당하게 신청하지 못한 원인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다. 지금은 교사가 신청한 복무를 거부하는 관리자가 거의 없다. 내 주변은 그렇다.
그런데 일부 세력은 연가와 병가를 모두 사용하는 것을 교원의 복지로 해석하여 장려하고 그런 본인을 자랑했다. 심지어 복무 상신의 사유가 되지 않거나 복무 규정에 어긋나서 승인을 거부한 관리자를 갑질로 매도했다. 관리자의 주요 역할 중의 하나가 복무 관리인데 이런 정상적인 관리자의 의무를 회피하도록 했다.
이에 편승한 일부 교원은 연가와 병가 사용에 거리낌이 없었고 심지어 SNS와 다른 직종의 지인들에게 알렸다. 일부 관리자는 특정한 요일에는 조퇴를 장려하기도 했다. 이러는 동안 연가를 모두 사용하는 교원이 정상이고, 사안이 발생하지 않아서 정직하게 복무하는 교원은 비정상이 되었다.
경기도교육청의 감사관을 편드는 게 아니다. 경기도교육청도 혁신학교를 추진하면서 민주공화국을 지탱하는 관료제 자체를 비민주적인 제도로 규정하며, 관료제의 상급자는 악이고 하급자는 선이라는 인상을 남겼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그들이 비판한 관료제의 상급자를 그들의 구미에 맞게 선발하며 그들이 선발한 상급자는 선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선으로 명명된 상급자는 곡학아세로 그 선을 지키려 했다. 그 방법의 하나가 복무 완화였고 혁신학교 철학과 아무 관계가 없는 복무 완화를 민주적인 학교 문화로 포장했다. 그런 교육청이 지금 갑자기 복무 실태를 파악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 뒤늦게 그런 오류를 파악했으면, 학교에 책임을 떠넘기려는 권모술수가 아닌, 재발 방지와 예방을 위한 원인 제공자의 상세한 안내가 마땅히 책임지는 태도다.
우리 스스로 정화하지 못하면 악화한 여론으로 복무 상신 방법 및 복무 점검의 강화로 법령이 보장한 복무를 투덜거리며 신청하고 증명의 불편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이미 경험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