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1년 10월 14일

멋지다! 김샘! 2021. 10. 14. 21:02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며, 실제로 실천하고 있는 것처럼 너무나 쉽게 주장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은 생활 습관이 있다. 일회용품 사용하지 않기, 쓰레기 함부로 버리지 않기, 분리 배출하기, 정해진 장소에서만 흡연하기, 담배꽁초 함부로 버리지 않기, 사회적 약자 배려하기, 공중도덕과 교통 규칙 중의 일부가 그렇다.
요새는 사람이 사는 곳마다 일회용 플라스틱 커피 용기가 진을 치고 있다. 제발, 할 수 없어서 일회용으로 마셨으면 제대로 분리 배출하자. 낮은 담벼락 위아래, 온갖 구멍, 벤치, 울타리, 정류장, 낚시터, 산책길, 등산길, 심지어 주차한 자동차 위까지 마시다 만 누런 커피 액이 담긴 불쾌한 일회용 플라스틱 커피 용기가 놓여 있다. 제발 이러지 말자.
아내와 산을 오르다 보면 군데군데의 휴식 공간에 음식물 찌꺼기-특히 각종 과일 껍질-, 휴지, 마스크, 물티슈가 버려진 광경을 흔히 본다. 그럴 때마다 짜증은 나지만 감히 배낭에 주워 담지 않는다. 간혹 ‘주워 담을까’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긴 하다.
지난 주말, 아내와 산행 중에 나이 지긋한 아버지와 중학생쯤으로 보이는 딸이 주변의 나무 막대기를 집게 삼아 발로 모질게 비벼 끈 담배꽁초와 쓰레기를 조용히 웃으며 검은 비닐봉지에 주워 담고 있었다. 하루 이틀 한 솜씨가 아니었다. 순간, ‘존경해야 할 분들이다.’라는 생각이 뻗쳤다.
요즘 들어, 사람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묵묵히 실천하는 분들이 정말 존경받을 분이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이런 분들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주인공이다.

지난 금요일 저녁에 학부모-한 가정에 두 명-를 초청하여 학예회를 했다. 별도로 준비한 게 아니라 학교 교육과정에서 이루어진 교육활동의 발표였다. 이 시국에 학부모를 초청하는 게 온전한 판단일까? 생략할까? 동영상으로 제작하여 학교 홈페이지와 밴드에 탑재할까? 등에 대한 고민을 협의했다. 나는 결정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고, 교장 선생님도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 학부모 초청 결정이 난 후 학교에서 할 수 있는 방역에 최선을 다했고 당일에도 참관자의 방역 수칙 준수를 최우선으로 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학교 교육활동 공개여서 학부모의 호응이 대단했다. 어떤 학부모는 그날의 활동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촬영하여 학교 공동체 밴드에 소감과 함께 올렸다.
어려운 결정을 해 준 교직원들이 정말 고마웠고, 작은 학교의 장정일 수도 있지만, 코로나19 대유행을 핑계로 다소 느슨하게 운영할 수 있었음에도 학교 교육과정을 내실 있게 운영해 준 교사들이 정말 고마웠다. 오늘까지 금요일 학예회에 따른 코로나19 증상을 호소한 사람은 없다.

어제와 오늘은 6학년 일일형 수학여행을 함께 했고, 내일은 전교생의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 체험학습을 함께한다. 개성 넘치는 학생들의 인솔만으로도 이만저만한 일이 아닌데, 코로나19 방역 수칙까지 지키는 학생 인솔은 몇 배가 힘들 수밖에 없다. 인솔하는 교사들, 지원하는 행정 직원들이 정말 고맙고 고맙다.

간간이 학생들과 대화했는데, 선생님들 참 힘들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내가 교사하던 시절에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학생들의 철저한 통제가 가능했지만, 지금 그렇게 하다가는 바로 SNS에서 난리가 날 것이다.

자기가 나를 꼰대라고 불러도 개의치 않아.
자기가 나를 꼰대라고 부른다고 내가 꼰댄가.
자기가 그럴 자격이나 있나.

뭐도 아니면서 세상을 다 평가해, 건방지게!
여론으로 먹고사는 선출직 공무원도 아닌데, 꼰대라는 말 들으면 어때서.
자기나 꼰대 소릴 안 듣게, 자기 일이나 똑바로 해.
또 꼰대라 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