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탓인 아닌 내 탓이다.
내가 생활하는 곳에 101호라는 식당이 있다. 하루의 교육활동이 끝나고 나면 간단한 반성회와 현재의 교육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자리가 마련되는 곳이다.
오늘의 주제는 학교폭력이었는데, 학교폭력의 원인과 대책에 대한 것이 아니라. 학교폭력이 발생하고 나면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되며, 현재 교과부를 비롯한 도 교육청과 지원청의 역할이 무엇이냐는 것이었다.
내가 근무하는 가까운 곳에 학교폭력이 발생하여 전국적인 신문에 기사화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문제가 기사의 내용이 현실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이야기라고 한다. 소위 '억울한 가해자'라고 한다. 사건의 진상은 잘 모르겠다. 누구의 옮고 그름을 뗘나 전국적인 신문에 보도가 되니 당연히 교과부에서 특별감사를 실시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감사하는 방법이 학교폭력에 발생하면 대처하는 매뉴얼대로 했느냐를 따지는 것이라고 한다.
학교는 학생지도에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학생들의 안전을 먼저 생각한다. 서류에 기록을 먼저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학생의 안전을 생각한 조치를 취한 뒤에 상황을 기록으로 남기고 상부 기관에 보고 하고 사후 대처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학생이 다쳐서 피를 흘리고 있는데 응급 조치를 취해서 병원에 데리고 가는 것이 먼저이지, 피를 흘리는 원인이 무엇이며, 가해자는 누구이며를 기록으로 먼저 남기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학생의 입장에서 교육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절차를 제대로 거쳤는지를 따져서 그 책임을 학교장이나 교사에게 물으니 과연 바른 방법일까?
학교장이나 교사의 입장도 마찬가지이다.
오늘 101호 식당에서 원장님이 하신 이야기가 딱 맞다고 생각한다. 학교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학교장은 교사를 보호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해야 하며, 교사도 학교장을 보호하기 위하여 모든 것이 내 책임이라고 생각하면 어떠한 어려운 교육적인 문제도 해결된다는 것이다.
학교장은 교과부 감사관에게 '모든 것은 내 책임이니 교사에게 책임을 묻지 말아 달라 내가 징계를 받겠다.'고 하고, 교사도 '내 잘못이니 내가 책임을 지겠다.'고 한다면 객관적인 시각에서 제대로 감사가 이루어지지만 서로 책임을 회피하게 되면 학교 전체 교육에 비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교육이 이루어지는 과정에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교사가 일부러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는 하나도 없다. 그렇다면 교육적인 입장에서 서로 책임을 떠 넘기는 것보다, 서로 책임지려려는 자세. 특히 교과부를 비롯한 상부 관청은 징계를 주기 위한 감사가 아니라 비슷한 사례가 두번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감사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학교장에게 교사에게 징계한다고 근본적인 문제가 치유될까?
그리고 학부모에게도 부탁드리고 싶다.
학교폭력은 정말 일으나면 안되는 것이다. 내 아이가 피해자가 되었다면 나도 피가 거꾸로 오르는 심정일 것이다. 하지만 학교폭력이 아니고 단순한 사고 정도, 흔히 또래 집단에서 일으날 수 있는 다툼을 학교폭력으로 포장하여 학교을 흔든다면 누가 가해자고 누가 피해자일까?
거듭 강조하지만 학교폭력은 단순한 학교의 문제, 교육의 문제가 아니라 이 시대를 살고있는 어른들이 뿌려 놓은 씨앗이 발아한 것이다. 어른들이 뿌려 놓은 씨앗을 서로 책임만 떠 넘기고 근본적으로 제거하지 않으려 한다면 그 씨앗이 결국 우리 사회를 칭칭 감아 버릴 것이다.
'네 탓이 아닌 내 탓인 것이다.'
학교폭력을 어른들의 논리로 계산적으로 접근하지 않기를 바란다.
아마 당신도 학교폭력의 제공자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