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1년 10월 27일

멋지다! 김샘! 2021. 10. 27. 21:38

학교로 바로 출근하지 않고 학생들의 통학로를 따라 크게 돌아 걸어서 출근했다.
낯선 사람의 등장에 동네 개들이 짖고, 굴막-굴이 나오는 시기에 동네마다 있는 굴을 까는 작은 집으로 주로 비닐하우스다.-에서 꿀까는 할머니들은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로 가득 찼다. 한 굴막에서는 굴까는 할머니 옆으로 어미 집고양이가 새끼와 장난을 치는데 여간 귀엽지 않았다. 교회에서 운영한 사설 어린이집 원장 학부모였던-이제는 자녀가 인근 중학교에 다닌다.- 분은 원아가 나날이 줄어드는 바람에 어린이집 원장을 그만두고 ‘어르신 유치원’을 운영하기 위한 건물을 짓고 계셨고, 그 앞에는 논을 돋아 집을 짓는 주민이 있었다.
콤바인의 바퀴에서 떨어진 논흙이 시멘트 포장도로에 말라서 작은 화물차가 지나갈 때마다 먼지로 날렸다. 사람이 지나갈 때는 좀 천천히 달리면 좋으련만, 기대하면 안 될 일이다.
멀리서 두 학생이 등교하길래 큰 소리로 학교 가냐고 물으니 대답 대신 인사부터 했다. 안전하게 등교 잘하라는 말로 손을 흔들며 학교에서 보자고 했다.
학교 통학버스가 아버지의 배웅을 받은 한 학생을 태웠는데, 학교와 얼마 안 떨어진 안전한 통학 거리여서 걸어 다니면 더 좋겠다는 생각만 했다.

작은학교 살리기 사업 중의 하나로 2022학년도부터 광역 학구로 지정되어 타 학구의 학생이 우리 학교로 입학과 전학을 올 수 있다. 장단점이 있어서 마냥 좋아하거나 싫어할 수 없다. 장래를 위한 결정이었으니 상황에 맞게 최선을 다할 수밖에.

오늘 날씨가 딱 가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