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4일
올봄의 학교는 정말 당황스럽다.
진영 논리가 아닌 시대가 요구하는 역량이 있는지가 중요하지, 그쪽에서 발탁했던 인물이니 딴지를 걸지 못할 것이라는 논리로 인재를 발탁하는 것에 반대한다. 정책이나 역량이 아닌 지나치게 당사자와 일가족의 도덕성 검증에 치중했던 우리나라 청문회 제도가 국민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정치와 경제의 퇴행을 가져오고 있다. 그 당시에는 맞는 인물이어도 지금은 맞지 않을 수 있다.
사회학자는 아니지만, 나의 삶으로 학교와 교육행정을 실험하고 있다. 아첨꾼이 아니어도 내 역할만 제대로 하면 승진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교사에서 교감을 하려 할 때도 이 신념을 지켰다. 그리고 지금 교감이다. 교감에서 교장으로 승진하는 과정인 지금도 이 신념을 실험하고 있다. 당황스럽고 어이없는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고, 주변의 시선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후배들에게 승진하려면 아첨꾼이 안 되어도 승진할 수 있다거나 승진하려면 무조건 아첨꾼이 되어야만 한다는 교훈을 남기고 싶다. 후배들의 막연한 걱정과 마음의 갈등을 줄여주기 위하여.
단, 교사의 품격이 없는 것과 당당함과 단호함은 구별하며 산다.
장학사가 이메일로 업무 연락을 하는 게 싫지만,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사정도 안다. 그들도 희생양이지 학교 업무량 증가의 원인이 아니다. 학교 업무는 시대정신을 반영한 사회 구성원의 다양한 요구로 인해 학교의 성격이 다양화되어 증가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학교 업무는 계속 늘면 늘었지 절대로 줄어들지 않는다. 수업 시수 줄인 몇 사람으로 해결하는 업무경감 정책은 성공할 수 없다. 학교의 모든 직종의 벽을 허물고 협업하는 게 최선책이다. 그리고 학교 업무를 제대로 이해해야만 교실 수업도 더 나아진다. 수업과 교사의 업무는 치킨게임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