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2년 6월 6일

멋지다! 김샘! 2022. 6. 6. 21:11

연휴보다는 현충일을 추념하자는 라디오 방송이 참 애처롭다.
강산애의 노래 태극기는 서글프게 우렁차다.

SNS 친구가 5,000명에 다 도달했다며 눈팅만 하는 친구 잘라내겠다는 친구가 애처로워 먼저 끊었다.
내 글에 좋아요, 댓글 안 남겨도 좋다.
내 글이 가진 목적을 다른 곳에 가져가도 상관없다.
내가 뭐하나 궁금하여 전파 타고 빼꼼하게 훔쳐봐도 눈으로 쫓아내지 않는다.
원래, 내가 동의하여 좋아서 자발적으로 들여다보게 한 유리창인데 이제 와서 박수 보내지 않는다고 창문 두드리지 않는다고 흘끔 쳐다만 본다고 감시한다고 내 의도와 다르게 퍼뜨린다고 탓할 수 있나.
그게 싫으면 창문 닫으면 되지.

오래된 아파트 거실에서 책 보다가 에어컨 실외기에 날아드는 비둘기를 쫓아내는 나를 보는 아내의 눈빛이 애처롭다.
쫓겨나는 비둘기의 눈빛이 애처롭게 나의 눈에 매달린다.
하지만 수시로 선회 비행하며 베란다 창문을 곁눈질하는 너의 얄팍함을 알기에 매번 매몰차게 먼지떨이 휘두른다.

일부러라도 속이지 않는다.
속이려는 엉큼함을 알면서도 다 털어놓는다.
다 털어놓는 게 괘씸한 마음 뒤로한 채 숨기려는 불안보다 훨씬 편하니까.
탈탈 털어간들 겁날 게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