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2년 7월 15일

멋지다! 김샘! 2022. 7. 15. 16:29

어제저녁에 교감, 교장 하는 대학 동기 모임을 했다. 아동학대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는 교감 동기들이 많단다. 아동학대 혐의로 조사를 받는 게 아니라, 학생 지도 과정에 불만을 품은 학부모가 담임을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하면 교감과 교장이 교직원에게 아동학대 예방 교육 및 지도를 제대로 했는지를 조사한단다.
학생 생활지도 법 제정을 두고 갑론을박하고 있다. 나름의 논리가 있어서 어느 편을 들 수가 없지만, 명백한 입장은 학생 인권과 교권 확립은 대립의 관계가 아닌 모두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어느 한쪽을 강화하면 어느 한쪽이 약화되는 게 아닌데 치킨 게임화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가해자와 피해자로 나누어져 재판부가 법령으로 ‘교육이었다!’ ‘아니었다!’라고 판가름하는 것을 교육이라 할 수 있을까?
교육의 사법화가 심히 우려스럽다.
우리 교육이 왜 이렇게 변해가는지, 교권이 언제, 어디까지 추락하여 바닥을 치고 올라올지.

뒤늦게 모내기한 논두렁을 하얗게 뒤덮은 개망초 위로 샛노란 꽃이 드문드문 올라있다.
텁텁한 장마철의 이른 공기를 내뱉으며 달려가 확인하니 달맞이꽃이다.
이렇게도 예뻤나?
그래, 맞다!
달을 보고 피는 꽃을 그동안 해 아래에서 보았으니……
얼른 고개 들어 하늘 보니 하얀 달빛이 내리고 있다.
기억난다.
꽃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꽃 같은 청춘이었다.
학교평가 준비한다고 밤늦게 퇴근하여 시골길을 불평 가득 안고 달리던 7월의 오늘쯤에 검은 녹음의 제방을 샛노랗게 물들인 달맞이꽃을 처음 보았다.
그때도 샛노랬었고 지금도 샛노란데,
꽃 같은 청춘이 스러지며 남긴 개안(開眼)으로,
유독,
오늘의 달맞이꽃이 더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