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교사여서 불편합니다.
전교조가 불법단체일때부터 조합원으로 활동하였습이다. 서명을 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회유와 협박을 당한 적도 있었습니다.
교직경력 18년을 넘기고 있는 나이 43세의 중견교사입니다.
세상 물정을 잘 아는 중견교사입니다.
아직까지 전교조 조합원이냐고 비아냥을 받는 중견교사입니다.
한편으로 남에게 인정받는 중견교사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관리자를 꿈구는 중견교사입니다.
그러나 불편합니다. 젼교조 조합원이어서 더욱 그렇습니다.
도내 모초등학교에서 전교조가 주장하는 혁신학교를 추진하기 위해서 관내 전교조 교사들과 혁신학교를 꿈구는 선생님들이 다모여 있다고 합니다. 그 학교의 한 선생님께서 전화를 까칠하게 한 것이 원인이 되어 그 학교의 관리자에게 전화를 했더니, 자기 학교는 교무회의를 두번하는데 한번은 교장, 교감과 함께하고 또 한번은 지네들끼리(일반 평고사) 할 정도로 교사들의 기가 세서 골치가 아프다고 하더랍니다.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주변 교사들의 반응이 희한합니다.
'전교사 교사들 그렇지!
'교장, 교감선생님 힘들겠다.'
'혁신학교가 자기들 마음대로 하는 것인가?'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만 하는 것이 혁신학교인가?'
' 그 학교 선생님들 나쁘네!'
마음이 몸시 불편하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전교조 교사라서 더욱 불편하였습니다. 논리적으로 반박을 하려고 하다가 분위기상으로 그렇게 할 수 없어서 혁신학교의 취지와 적용방법 등에 관한 듣기 좋은 소리로 급 마무리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아쉬웠습니다.
왜 개인성격과 공적인 부분을 구분하지 못할까?
전화를 까칠하게 한 선생님이 전교조 조합원이 아니었다면 사람들의 반응은 어떠했을까? 반대로 전화를 아주 친절하게 한 선생님이 전교조 조합원이었다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그 학교의 전교조 조합원 선생님께도 아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혁신학교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를 하면 반대하는 관리자가 거의 없을 것입니다. 혁신학교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교육만을 하는 것이 혁신학교라고 착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교육본질을 살리자고 하는 것이 혁신학교입니다. 그래서 좀 더 관리자를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관리자는 직장 상사입니다. 예를 갖추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리고 엄연히 대한민국의 학교는 나름의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문화가 잘못된 것이고 나쁜 것으로 치부하여 관리자를 무시하거나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을 무시하는 것은 혁신학교를 추진하는 바른 방법이 아니라고 봅니다.
또한 그 학교의 관리자에게도 아쉬웠습니다. 부하 직원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여 전화상으로 다른 분에게 하소연하는 것도 리더십의 부재라고 봅니다. 그리고 교사들이 잘못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논리적으로 대처하는 것도 관리자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관리자가 혁신학교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면 교사들을 비난하기보다 학교의 상태를 잘 진단하여 바른 길로 나아가도록 했을 것입니다. 관리자는 리더십과 전문성이 교사보다 더 요구되는 지위입니다. 바른 방향을 제시하여 학교 구성원의 성장과 발전을 돕는 것이 관리자의 역할이지, 지위로 교사들을 통제하려고 하는 것은 바르지 않다고 봅니다.
전교조를 탈퇴하지 않는 것은 흔히 말하는 골수 전교조 교사여서가 아니라, 알고보니 전교조 교사였다는 소리를 듣고 싶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교사 교사와 다른 교사를 분리하여 생각합니다. 같은 상황에서도 전교조 교사에게는 결과만으로 평가하여 냉정하고, 일반 교사에게는 과정중심으로 평가하여 너그럽습니다. 자기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냉정한 것과 똑 같습니다. 그래서 전교조 교사들은 말과 행동에 더 세심한 주의를 해야 합니다. 좀 손해보는 듯하게 사는 것이 마음 편할 것입니다. 그러면 다른 전교조 교사들의 마음이 편해집니다.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학교의 관리자 분들도 전국 가입율 20%도 안되는 전교조가 뭐가 두렵습니까? 관리자로서의 전문성이 부족한 것이 오히려 더 두렵지 않습니까? 전교조 교사들은 전문성이 갖춘 관리자가 두렵습니다. 왜냐하면 관리자를 설득시키기 위해서 더 노력해야 되기 때문입니다. 능력있는 관리자, 전문성을 갖춘 관리자가 되어서 노력하는 교사로 성장시켜 주시면 마음이 편안하겠습니다.
다릅니다. 학교만이라도 다름을 인정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공과 사를 구분하여 판단하는 성숙한 학교가 되면 더욱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