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2년 9월 19일
멋지다! 김샘!
2022. 9. 19. 18:00
어제는 친구네와 진양호 물빛 둘레길을 걷고 초원막걸리에서 거나하게 한잔 했다.
밤새 휘몰아친 태풍이 취한 머릿속의 묵은 잡생각을 쓸고 갔다.
아침이 개운했다.
지난주에 반딧불이 군무를 봤다.
우연히, 늦은 시간에 아내와 산기슭 농로를 걷다가 캄캄한 골짜기 여기저기서 피어오르는 레몬옐로색의 반딧불이를 보았다. 어릴 적 칠흑 같은 늦여름 밤에 동무들과 쫓았던 그 빛이었다. 태풍에 잘 견뎠을까? 저녁에 잠시 보러 갈 것이다.
지금보다 느리게 말하고 행동하며 느긋하게 기다릴 것이다.
평판, 돈, 시간보다 사람 먼저 챙길 것이다.
세상을 바꾸겠다는 건방진 생각은 아예 하지 않을 것이다.
글을 말로 말을 행동으로 드러낼 것이다.
겸손으로 치장한 두루뭉술한 행실이 아닌 진솔함과 담대함을 태연하게 드러낼 것이다.
주목하지 않는 이에게 애써 말하지 않을 것이다.
세상을 바꾸겠다는 사람들에겐 침묵할 것이다.
사진 찍기보다 여운과 깨달음의 글을 쓸 것이다.
능력껏 정당한 대우를 따지는 다소 내 중심의 결정으로 좀 편한 삶을 살 것이다.
길모퉁이 낯선 이가 막연하게 두려워서 애써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