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20일
행복학교 교감 연수를 다녀왔다.
연수 장소가 멀고 내용은 뻔하고 연수 수준도 맞지 않아서 가기 싫어하는 연수다. 행복학교 교감을 하면서 제일 스트레스받는데 이런 연수에 강제로 참석해야 한다는 거다. 오늘도 제일 마지막 질의응답 시간을 남겨 두고 일찍 나왔다. 이유가 있었지만 정당하지는 않다.
사회자의 '잘 생긴 누구'를 소개하겠다. 예전을 전제로 했지만 교감을 '남자 젖꼭지'에 비유한 인용은 대단히 위험한 발언이다. 성인지와 인권 감수성이 상당히 떨어지는 발언이다. 담백하게 직위나 직급, 하는 일을 안내하며 누구를 소개합니다 정도면 충분하고, 일 많은 교감들을 위로하고 싶었으면 '예전과 달리 교감의 일이 날로 늘어나서 고생이 많으시죠?' 정도면 깔끔하다. 아니면 더 좋은 소개와 인사말을 준비했어야 되고. 정말 자신이 없으면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여 사람의 생김새, 신체 부위에 대한 언급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교원이 쓴 책을 선물하는 것까지는 좋으나 그것을 홍보하며 각 학교에서 10권 정도를 구입하면 좋겠다는 발언은 누가 했던지 간에 하면 안 되고, 도 교육청 관계자의 발언이 아니었다면 그런 분위기를 만들면 안 되고 그런 발언을 할 때 제지를 했어야 했다.
교감이라고 해서 교감 이상의 강사에게 강의를 들어야 한다는 권위적인 억지를 부리려는 의도가 아니고, 강의를 한 파견교사를 나무랄 의도도 없다. 다만 강의의 내용에 따라 교감이 어떤 일을 하는지 아는 강사와 모르는 강사를 구분하여 섭외해야 한다. 어설프게 자기 계발자들을 따라 하려는 교원을 섭외하여 교감 보고 이래라저래라 하며 가르치려 하는 것은 교감을 무시하는 태도다. 그러려면 돈이 좀 들더라도 전문적인 자기 계발 강사를 섭외하는 게 낫다.
행복학교 교감으로서 이런 연수를 다니면서 느끼는 게, 같은 내용을 단어와 순서를 바꾸면서 마치 대단하고 차별적인 정책이나 되는 양 떠벌리면서 떠받드는 게 집단 나르시시즘에 빠진 것이 아닌지, 의심했다. 현장의 수준과 분위기를 완전히 모르는, 알려고도 하지 않는 스스로를 벽에 가둔.
행복학교 3.0에 대한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
유전적으로 새치가 많아서, 아닌 흰머리카락이 많아서 30대 후반부터 염색을 했다. 작년부터, 귀찮기도 하고 외모에 대한 다른 이의 평가에 일희일비하지 않을 자신이 있어서 염색을 하지 않는다. 이마도 원래 넓었고 날로 올라가고 있다. 경계선 혈압이지만 약을 먹었고, 나이가 들면서 배 나오는 게 스스로 나태해지는 듯한 느낌을 가지는 게 싫어서, 옷을 좀 맵시 있게 입고 싶어서 살을 좀 많이 뺐다.
오늘 같은 연수에서 선후배를 만나면, 노안이니 좀 젊은 척이라도 하라는 의미의 염색 좀 해라는 말과 살 빠진 몸을 보고 어디 아프냐는 말을 많이 듣는다. 오래전부터 염색을 해서 염색하는 선수가 되었는데 이제는 은퇴했으며 있는 그대로 살기로 했다며, 오래 살려고 살을 뺐다며 너스레를 떤다. 간혹 어떤 이는 멋있고 보기 좋다기도 하는데 이제야 사람 볼 줄 안다며 역시 너스레를 떤다. 예전에는 오늘 같은 기분에는 한잔했지만 오늘은 기분 전환하려 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