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3년 4월 13일

멋지다! 김샘! 2023. 4. 13. 22:25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는 1박 2일이었던 초등 교감 리더십 연수를 했었다.
오늘 그 연수를 하루하고 왔다.
1박 2일을 할 수 없는 도 교육청의 사정이 있을 게다.
연수 장소가 기존에 했던 리조트와 달라서 좀 설렜다.
가다 보니, 도착하고 보니 이름만 바뀐 그 장소였다.
남들보다 일찍 도착하고도 미세먼지로 바닷가를 거닐지 못했다.
실내가 바깥처럼 환하지 않아서 수술한 눈의 망막이 마칠 때까지 적응을 못했다.
눈의 불편으로 사람을 분간하기 위해선 빤히 쳐다봐야 하는데, 이상한 사람 되면 안 되어서 흘려보며 선배, 후배, 친구들과 인사 나누었다.
꼭 얼굴 보고 싶었던 이에겐 멀리서 한참을 본 후에 다가가서 인사 나누었다.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친구가 서운해하길래 눈이 아직 완전하지 않다고 했더니 되레 위로했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이 길긴 길었나 보다.
살을 좀 뺀 지가 오래됐다고 생각했는데 여러 명이 왜 살이 빠졌냐고 어디 아프냐고 걱정했다.
그냥 빼고 싶어서 적게 먹고 많이 움직였다고 했다.
영 보기 싫다며 좀 찌워라는데 매일 아침 체중계를 오르는 지금이 좋다.
사람 좀 쳐다보며 이야기 나누었으면 기대했던 이가 있었는데 괜한 기대였다.
곰곰이 생각하니 내 이야기를 정답게 들어주기에는 얽히고설킨 일이 적다.
일부러 찾아와 인사해 준 후배 몇이 참 고마웠다.
한 선배는 다친 눈을 위로하며 늙어간다는 건 몸의 일부를 자연스럽게 잃는 것이라며 토닥거렸다.
그 선배에게 이젠 시인이 다 되셨다며 넉살 부렸다. 
흰머리 모기 싫다며 주제넘게 간섭하는 선배에게 속으로 네 머리 염색이나 해라며 쏘아붙였다.
늙은 내 얼굴 지적하는 어떤 이에게는 좀 조용히 하라고 장난쳤지만 속으론 네 얼굴이나 잘 챙기세요라고 했다.
오늘 연수 외부 강사는 분위기에 맞지 않았고  내부 강사는 강사 자질이 부족했다.
우리 도 교육청이 먼저 한 후 교육부가 가져가서 전국으로 시행하겠다고 한 걸 두고 지자체가 그 일을 해야 하는데 교육부가 학교에 그 일을 밀어붙인다면서 투덜댔다.
우리 도 교육청이 선제적으로 잘했다고 자랑까지 했으면서 왜 교육부 탓을 해.
저기서는 칭찬받고 여기서는 위선으로 박수받고 싶은 마음을 이해한다마는 그냥 솔직하게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인정에 호소하지.

출판사가 제안한 글을 쓰려고 컴퓨터를 켰는데 지웠다 썼다를 반복해도 한 문장이 완성되지 않는다.
이러다가 기한을 맞추지 못하겠다.
오늘 같은 일상을 마음에 담지 않고 그냥 흘러 보내야 쓸 글에 집중할 수 있는데 오늘도 틀렸다.
오늘 잡념 털어내려 일기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