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3년 9월 27일

멋지다! 김샘! 2023. 9. 27. 12:46

  학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 함께 노력해야 하는 건 맞다. 하지만 학교구성원이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알아야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한 바른 대책을 세울 수 있다. 지금까지 학교의 악성 민원을 학교 구성원 중 누가 가장 많이 처리했을까? 악성 민원이 아닌 대부분의 민원 누가 처리했을까?
  행정실과 교무실이다. 민원대응팀을 운영하라고 하면서 마치 지금까지 교장, 교감, 행정실장과 교무실과 행정실이 악성 민원이나 일반 민원을 교사에게 떠넘긴 것처럼 호도하는 건 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다. 민원대응팀을 별도로 만드는 행정 업무만 더 늘어난 것이지 현명한 대책은 아니다.
  학생과 학부모가 줄기차게 교사를 괴롭힐 때는 교감에게 그동안 쌓인 모든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교사가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한 즉시 교감에게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야 한다. 특히 학생의 학교생활과 성적, 특별 대우 등에 대한 부당한 요구에 규정을 근거로 냉정하게 대처했는데도 스토킹 하면 바로 교감에게 그동안을 사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혹시 교사 본인이 잘못한 게 있을까 봐, 그런 일로 본인 신상에 부정적인 중대한 변화가 있을까 봐서 교사 본인에게 해가 되지 않을 것 같은 정보만을 교감에게 제공하면 문제 해결 과정에서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며 함께 대처하는 게 현명한 민원대응 방법이다. 맞닥뜨려야 할 현실을 외면하거나 외면시키거나 회피하거나 회피시키는 전략은 경험으로 지혜롭게 성장해야 할 교원을 역진시키는 퇴행적인 정책이다.

  심심하지 않은 학교 생활로 좀 지쳤는데 연휴가 길어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