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3년 10월 5일

멋지다! 김샘! 2023. 10. 5. 15:20

  커피를 넉넉하게 내리는 것은 내가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다.
  공동의 공간에 커피 향만 남기곤 나만 마시는 옹졸한 인간 되기 싫어서 조금 더 내릴 뿐이다.
  여분의 커피를 누가 마시든 상관없는 나를 위한 이기적인  행동일 뿐이다.
  달달한 커피믹서가와 중독성의 쓰디쓴 에스프레소가 땡길 때는 커피를 내리지 않는다.
  내린 커피에 젖은 이들이 커피를 내리지 않았다고 소심하게 타박하면 내가 다른 커피를 마셔서 내리지 않았다고 덤덤하게 말한다.
  처음부터 나말고 다른 사람은 염두에 두지 않았으니까.

  누군가의 넘겨짚은 소문이 어느 순간 진실이 된다.
  학생이 올 때마다 교직원이 올 때마다 '그런 진실'이 딸려 온다.
  때로는 사람보다 '그런 진실'이 먼저 온다.
  '그런 진실'의 시시비비를 가릴 수 없어서 거들떠보지 않는다.
  그러나 '그런 진실'을 전달하는 이가 나하고 친하면 '그런 진실'이 '진실'이 된다.
  경계한다.

  내 교육철학과 신념과는 맞지 않지만 교감이라서 시류에 따른다.
  그것의 책임을 온전히 내가 질 수만 있다면 시류를 거부하겠다.
  나이브하다고 비웃지 마라.
  인생 한번 내 뜻대로 살고 싶은 것뿐이니까.

  내일저녁에는 '초등학교는 지금' 출간 기념으로 친구들을 만난다.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