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3년 10월 17일
멋지다! 김샘!
2023. 10. 17. 14:59
어제 공무원건강검진을 하며 처음으로 대장내시경을 했다. 의사가 용종 하나를 제거했다며 잔뜩 긴장할 수 있는 소견을 말해줬다. 남이 용종 제거했다고 했을 때는 누구나 다 있고 제거하면 별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며 별일 아닌 것처럼 무덤덤하게 넘겼는데, 막상 내 일이 되고보니 별일 아닌 줄 알면서도 걱정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 건강검진 하는 해를 맞이하면 걱정부터 하는 나이가 되었다. 언제부턴가 내 의지와 상관없이 그놈이 저절로 찾아왔다.
제대로 알아주지 않아서, 아니 알려고도 하지 않아서 교감 일이 보람 없다고 아우성이다. 나도 그렇다. 하지만 내가 이 일을 하고 있어서 그래도 학교가 좀 나아지고 있다고 자부한다. 나의 보람이다.
세상이 변화는 대로 사람도 변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었다.
직위와 직급만큼 사람도 그에 걸맞은 전인적인 역량을 가졌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었다.
사람을 만나면 만날수록 지나친 기대였음을 깨닫는다.
깨어있지 않으면 사람은 거기서 거기다.
깨어야 한다는 사람조차 그렇다.
대화의 재미를 잃었다.
그리고 누구를 만나든 미리 위축되지 않는다.
사람은 거기서 거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