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3년 11월 2일

멋지다! 김샘! 2023. 11. 2. 17:19

  교감마다 생각하는 교감의 역할은 다르다. 교감이 이런 일 저런 일을 해야 해, 와 같은 양적이 다름은 적으나 내용을 따져보면 만만찮고, 그것을 교감이 하면 과연 교육과 학교의 진보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갖는다.
  학생지도와 인솔, 공무원인 교직원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교감인 자기가 한다며 자랑삼아 떠벌리거나 이에 동조하는 교사가 교감은 그렇게 해야 한다며 주장한다. 물론 학교가 처한 상황이 어쩔 수 없어서 그렇게 해야만 할 경우는 있다. 하지만 이것도 어쩔 수 없는 그런 상황에서 단발로 그렇게 해야 한다.
  법령이 구체적이지 않아서 마치 아무 일도 안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 교감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있다. 해마다 정기적으로 반복되는 행정 업무-정기적이고 반복적이라고 했지만 사실은 그 안에 학교마다 다른 온갖 경우의 수가 있다.-, 사람에 의한 비정기적으로 수시로 일어나는 일들이 있다. 그런데 교감이 교사의 일을 돕겠다며 교감을 역할을 문서화하여 학교장의 결재를 득하고 나면, 그 일을 하는 동안에는 교감이 해야 할 일이 생겨도 하지 못한다. 여기서 교감이 해야 할 일이라는 게 단순한 행정 업무면 그나마 낫지만 교직원 복무를 비롯한 다급을 필요로 하는 조정과 결정이라면, 학교와 교사, 교직원이 그 불편과 피해를 입어야 한다. 요즘 이런 일들이 정말 잦다.
  그래서 교감은, 교감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학교 구성원이 부담 갖지 않도록 제때에 제대로 처리하는 게 우선이다.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다른 이들이 마땅히 해야 한다고 떼를 쓰지 않는, 학교 구성원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마땅히 하는 학교문화를 지향한다.

  학교 구성원들의 불만을 무조건 수용하여 또다른 갈등을 유발하는 학교 민주주의가 아니라, 아닌 것은 아니라고 분명하게 말하고 불만에는 진심으로 소통하여 협업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학교 민주주의로 나아가야 한다. 문제와 모순, 갈등을 무조건 참고 견디는 인내가 아닌 협업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차분한 인내가 절실히 필요하다. 우리 모두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