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29일
4. 성숙(成熟)
성숙(成熟), 경험이나 습관을 쌓아 익숙해짐.
성숙은 목표의 도달이나 완성이 아니라 서툴지 않다는 뜻이다. '내가 다 해봐서 아는데'와 같은 간섭할 충분조건을 갖춘 게 아닌, 모범을 보여할 위치에 섰다는 뜻이다.
교원은 같은 일은 하면 같은 임금을 받는 직무제가 아닌 경력에 의한 호봉으로 임금을 받는다. 생물학적으론 호봉이 높으면 성숙한 교원이라 할 수 있으나 교육 전문가임이 부정되지 않으려면 모범을 보일 수 있을 정도로 전문성을 갖추었는지가 성숙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다음은 내가 생각하는 성숙한 교원의 조건이다.
수업 자존감이다.
원하는 수업을 구상하여 유쾌하게 수업한 후에 어느 누구와도 당당하게 수업을 논할 수 있어야 한다. 어느 누군가의 수업평을 두려워할 게 아니라 어느 누군가의 수업평을 논하여 수업에 대한 자존감을 높여야 한다.
탄탄한 교육철학이다.
시류의 교육철학이 아닌 시류를 살피는 탄탄한 교육철학이 있어야 한다. 교육감이 바뀔 때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 교육 풍조의 백안시가 아닌 교육 본질로 교육 풍조를 비판하며 수용하는 교육자의 태도가 있어야 한다.
예의 실천이다.
학교 구성원들 간의 적당한 거리, 직위와 직급이 아닌 사람의 도리로 인사하는 품위는 사람을 가르치는 교원이 갖추어야 할 기본 예의이다. 거침없는 무례를 솔직한 개인취향으로 포장할 수 있겠지만 예의 있는 인간은 아니다.
부끄러움을 안다.
교원으로서 학교와 교육을 올바르게 다 알 수 없다. 그것을 알아 가는 게 성숙이다. 그러나 그것을 당당하게 드러내며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며 알 필요가 없다며 생떼를 부리는 짓은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경청과 안정적인 말하기다.
남의 말을 제대로 듣고 내 뜻을 오해 없이 안정적으로 수용되도록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자의 포부를 잃지 않는다.
월급만큼 일하겠다는-실제로는 월급만큼 일을 하고 있지도 않으면서- 자기 나태를 합리화하는, 경력이 쌓일수록 교육환경을 탓하며 월급에만 목메어 나태를 부추기며 교육자의 포부를 잃어버리는 길로 나아가선 안 된다. 푸념할 순 있지만 포기해선 안 된다.
자율이다.
교원은 관료제의 국가공무원이지만 시민이다. 자유로운 시민의 삶이 온당하다. 복종적인 신민의 삶이 교원의 삶인 양 스스로 옭아매지 말아야 한다. 민주주의 기본권인 자유를, 국가공무원인 우리는 자기 주도로 결정하여 행동하며 성찰하는 자율의 교원이어야 한다.
세태를 탓하기 전에 높은 호봉으로 대접받고 싶은 교원인지, 저경력 교원의 성숙을 위해 모범을 보이는 교원인지, 성숙한 교원으로 성숙하려는 교원인지 돌아보자.
5. 절제, 6. 겸손, 7. 친절, 8. 포용, 9. 평등, 10. 용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