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7일
내가 세상 변화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하는 건지,
그런 세상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건지.
교감을 하면서 얻은 처세술 몇 가지,
교원이 교육의 질을 높이겠다며 지침과 규정, 특히 법령을 어기겠다면 무조건 말려야 한다. 덩달아 맞장구쳤다가는 원망과 더불어 책임만 진다. 말린다는 건 해당 교원이 온갖 모함과 모욕을 주더라도 결재하지 않는 것이다.
교사가 교장과 친하다 하여, 내가 보기에는 교장을 갖고노는 것 같았지만 교감을 무시하거나 갖고놀려고 하면 그 교사를 교사로 인정하지 않는다. 다른 학교에서 만나더라도 교사로 인정하지 않는다. 교사인 자신이 조금 편하겠다고 교육과 동료 교원을 배신하는 교사는 학교에 발붙일 수 없도록 해야 한다.
교원, 학부모, 지역사회 민원이든 민원인 본인이 제기하는 민원을 증명할 수 없으면 단호하게 거부한다. 동정, 인정, 권력, 편리를 위해서 편법과 위법으로 그런 민원 들어주면 끝없이 그런 민원 제기한다. 도저히 안 되겠다고싶어 거절하면 편법과 위법으로 민원 들어준 행위로 협박한다.
교감을 할수록 불편한 한 가지,
사람 채용하고 나서, 채용하지 못한 사람들이 자꾸 눈에 밟힌다.
예전에는 채용 과정에 위법을 저질러진 않기 위해 노심초사했지만, 지금은 사람이 자꾸 떠오른다.
교감을 하면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한 가지,
교육공무원 성과상여금, 오늘도 교원 성과상여금 행정서류 정리하면서 '참 미친 짓 한다.'라고 몇 번을 중얼거렸다.
교감을 할수록 자괴감이 드는 한 가지,
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한 교감의 역할은 날이 갈수록 없어지고 교육행정만 하라고 한다.
내 이럴 줄 알았으면 교감 안 했다.
그래도, 교감을 하면서 보람을 찾는 두 가지,
내가 교사 시절에 못다 한 수업을 마음껏 하도록 지원한다.
내가 누리지 못한 학교 민주주의의 기본인 교직원 결정권을 최대한 존중하고 누리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