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4년 3월 27일

멋지다! 김샘! 2024. 3. 27. 21:34

  어제 교육부 학교현장소통단과 경남교총회관에서 늘봄학교 심포지엄이 있었다. 토론회라는 이름을 붙이고는 있었지만 진행은 심포지엄, 엄밀히 말하면 간담회와 심포지엄이 뒤섞인 형식이었다.
  나는 늘봄학교 교육부 담당자도 참석하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고, 교육부 학교현장소통단 몇 명, 도 교육청 담당 장학사, 초·중등 교사, 초등 교감, 돌봄 전담사, 방과후학교 노조 간부, 학교비정규직 노조, 방과후학교 실무원, 교무행정원이 참석했다. 학교 현장의 소리를 교육부에 전달하기 위한 소통단 자체 활동이었다. 그렇다 보니 학교 종사자들이 질문을 하면 교육부에 잘 전달하겠다가 모범 답안이었다. 도 교육청 담당 장학사도 추후 교육부의 지침에 따르겠다는 대답이 전부였다.
  두루뭉술하고 애매한 태도만을 취하는 소통단에게 준비한 의견과 질문을 전부 전할 필요가 없었다. 교육부의 늘봄학교 추진 전략을 물어도 이도저도 아닌 말만 되풀이해서, 말 꼬투리를 잡아서 이도저도 아닌 그것을 학교는 궁금해하고 그것이 확실하지 않아서 혼란을 겪는다고 했다. 소통단장의 말에 의하면 교육부는 통일된 구체적인 방안은 없고 시·도 교육청별로 알아서 할 것이란다. 그래서 현재 시범운영되는 방법도 천차만별이란다. 어떤 교육청은 노인일자치 창출 목적으로 늘봄학교를 운영하고, 인력도 교원, 교육행정공무원, 기간제교원, 자원봉사자 등 다양하단다. 인건비도 통일되어 있지 않단다.
  참석한 사람들이 각자의 직종으로 다양한 의견과 주장, 불평을 토로했지만 그냥 우리끼리 모여서 한풀이한 것밖에는 별 의미가 없을 듯하다.

  환상적인 홍보에 비해 내용이 몽롱한 늘봄학교, 다른 교육정책들과 마찬가지로 효과 없는 운영으로 학교만 힘들어질 것이다. 

  모든 일은 힘들다. 자기 일을 피상적으로 다른 일과 비교하면 자기의 노동 강도가 센 것처럼 보인다. 이를 드러내려고 당연히 해야 하는 자기 일의 힘듦을  '살인적인', '뼈를 녹이는' 등으로 표현한다. 그런 감정적이고 상투적인 표현보다 객관적인 양적 자료로 진솔하게 드러내는 게 설득력을 갖는다.

  학교 문화가 왜 이렇게 흘러가는지 안타깝다. 어떤 업무-늘봄학교 제외-가 생기면 서로 안 맡으려고 싸움부터 시작한다. 싸움 끝에 어떤 이가 업무를 맡으면 그 업무는 오롯이 어떤 이의 업무가 된다. 학교는 유기체다 어떤 일을 어떤 이가 담당하지만 전 교직원이 어떤 일에 매달려야 그 효과가 학생들에게 온전히 돌아간다.
  
  봄 타는 건지 갱년기인지·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