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9일
경남 교장자격 연수 중에 미래교육현장탐방이라는 일정이 있다. 서울에 있는 미래교육 교육현장(학교)과 빅테크 기업(혁신 기업)을 선택하여 탐방하는 연수다. 거꾸로 캠퍼스와 한국 마이크로소프트를 탐방했다. 거꾸로 캠퍼스는 거꾸로 수업을 하던 교사들이 설립한 학력 미인정 교육청 인가 대안학교인데, 고등학생 나이대의 학생들이 일정한 시험을 치르고 입학하여, 자기 주도적인 프로젝트 학습을 하며 고등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하여 대학에 진학하거나, 프로젝트 학습으로 창업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한국 마이크로소프트는 상상한 대로 근무 여건이 아주 좋았다. 경복궁 바로 앞 빌딩에 위치하고 있어서 전망 또한 일품이었다.
거꾸로 캠퍼스는 '미래문제해결프로그램'이 기본 학습모형이었다. 예전에 영재교육을 하며 구현하고 싶었는데 제대로 하지 못했고, 경남형 혁신학교인 행복학교를 거꾸로 캠퍼스처럼 해보고 싶었는데 하지 못했다. 이유는 거꾸로 캠퍼스 운영 교사들이 공교육을 그만둔 이유와 같다. 대안학교라 하면 학교 부적응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로 착각하는 데, 공교육 교육과정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학교이기도 하다.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우리나라 공교육이 거꾸로 캠퍼스와 같은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없다. 하지만 교원의 열정과 전문성으로 어느 정도 구현할 수 있다. 그것이 지금의 공교육보다 훨씬 낫다고 확신한다. 교장이 되면 진지하게 거꾸로 캠퍼스와 같은, 미래문제해결프로그램 학습 모형을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 학습 위주의 교육과정을 소개하고 도전하자고 제안할 것이다.
한국 마이크로소프 근무 환경은 학교에서 따라 할 수 없다. '이런 곳도 있구나!', '이 정도를 제공하는까 그 정도의 성과를 내지!'라는 마음만 있었을 뿐 근무하고는 싶지 않았다.
교보문고에서 필사를 위한 몇 권의 시집을 사며 윤동주 시집 두 권을 별도로 사서 이틀 밤을 함께 한 친구와 삼 일을 함께 다닌 후배에게 선물했다. 이틀 밤을 함께 한 친구가 있어서 행복한 연수였다.
학교경영계획서를 나만의 방식으로 완성해서 아내에게 퇴고를 부탁했다. '학교경영계획서라고 할 수 있을까?'라는 마음이 지금까지 여전하다. 과제이니 미리 공개할 수는 없고 연수를 마치고 마음이 내키면 공개할 것이다. 우선, 아내의 생각이 궁금하다.
아내와 산책하며 오디와 산딸기를 따먹을 수 있는 이 계절이 참 좋다. 새벽에 일어나 오전에 학교경영계획서 마무리 하고, 책을 읽으며 졸다가 점심으로 가볍게 빵 먹고는 뒷산을 걸었다. 늘 걷다 보니 일 년에 운동화 한 켤레를 사야 한다. 오후에 아웃렛에 가서 운동화 두 켤레 사며 다가오는 수요일이 시험이어서 오늘저녁에 막걸리 한잔해야 한다고 했더니 '언제 당신이 시험공부나 하고 시험 봤어?'라며 웃는다. 나름대로 시험에 대한 예의를 지켰는데.
연수, 이 주일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