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리더십

경계선을 만들지 마라.

멋지다! 김샘! 2012. 9. 26. 16:28

 이 업무가 내 업무인지 아닌지? 분명히 다른 사람의 업무 같은데--- ---. 말을 하려고 하니 일하지 않은 사람으로 보이는 것은 싫고, 내가 하자고 하니 뭔가 아닌듯 하고. 한번쯤은 경험을 해 봤을 것이다.

 

 아침에 즐겁게 출근하였는데 김계장이 따라와서 이것 저것 이야기를 하는데 납득이 가지 않았다. 내 업무가 아님에도 지원과(행정실)의 전문 인력이 없어 내가 도와주고 있었는데 이제는 아예 내 업무라고 넘기는 것이었다. 차근차근 설명을 했다. 잘 이해를 하지 못했다. 그러더니 나보고 지원과장(행정실장)에게 가서 지금까지 내가 한 이야기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것은 내가 할 이야기가 아니라 관리자가 해야될 부분이다. 애초에 이렇게 일을 그 분들이 만들었으니 해결도 그 분들이 하는 것이 옳다고 해서 넘어 갔는데, 지금은 서로의 감정 싸움으로 번진 상태이다. 관리자가 어중간하게 업무배정을 한 것 때문에 담당자가 낭패를 당한 것이다. 진작 그렇게 업무배정을 한 관리자는 3자가 되어 있다.

 경계지역의 청소가 잘 안된다고 책임을 아이들의 인성탓으로 돌리며 나무라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것이다.

 

 교사와 교육행정직, 교사와 교사의 갈등 중에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경계선에 있는 일들이다. 해석하기에 따라 책임이 달라지는 것들이다. 새 학년도를 맞이하기 전에 업무분장을 한다. 그런데 사회의 변화로 새로운 업무들이 학교로 유입되었는데도 업무분장은 그대로다. 그리고 새로 생긴 업무를 기존의 업무에 대충 끼워 넣는다. 그러나 새로운 업무의 대부분이 명확하게 구분된 것이 아니라 여러 부분에 걸쳐 있는 것들이거나 전통적인 업무와는 전혀 다른 것들이다. 무엇보다도 업무량이 전통적인 것들보다 많다. 그런데도 기존의 학교의 업무에 새로운 것을 더하는 식의 업무분장을 하고 있다. 당연히 업무를 추진하다 보면 경계선 상의 일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학급을 경영하는 선생님도 학생들에게 경계선 상의 역할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나치게 청소구역을 세분화하면 경계선이 그만큼 늘어난다. 청소가 되지 않는 곳이 생기고 전체를 보는 눈보다는 부분만 보는 눈이 생긴다. 사고의 폭도 좁아지게 만든다. 남의 탓을 하게 만든다. 원인을 제공한 선생님은 아이들의 인성이 문제라고 하소연한다.

 과제 해결을 위해 경쟁의 경계를 만들기보다 전체가 상호협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경우가 많다.

 

 현명한 리더는 갈등을 조장하지 않는다. 업무분장에 문제가 있다면 과감하게 수정해야 한다. 현재의 개인별로 되어 있는 업무를 팀단위로 개편하고 팀장인 업무부장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형식적인 전결규정보다 실질적으로 팀을 이끌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학교는 아이들을 잘 가르치기 위한 곳이다. 업무는 부수적인 것이다. 그렇다고 부정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경계선 상의 업무만이라도 현명하게 해결되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학급을 경영하는 선생님도 아이들에게 경계선보다는 통섭과 융합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지도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더 도움이 될 것이다.

 

 경계선은 경쟁과 갈등을 조장하기 쉽다. 융합과 통섭으로 갈등을 해결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