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4년 11월 23일

멋지다! 김샘! 2024. 11. 23. 10:09

  토요일이라 늦잠을 자려했는데 새벽같이 깨였다. 일주일 전에 달리고 싶은 충동이 일어서 러닝화를 주문했는데 어제까지 배송되지 않아서 주문 취소를 하려고 휴대폰을 봤더니 포털 다음메일이 해킹당했다는 문자가 와있었다. 비교적 보안을 철저히 하는 편이라서 다음 포털의-다른 포털이나 플랫폼도 마찬가지다-로그인 보안 설정을 꼼꼼하게 해 두었다. 그러했기 때문에 이상한 로그인은 다음메일에서 먼저 연락이 오는데, 이건 그것과 달라서 바로 삭제했다. 그런데 다음메일을 열었더니 마이크로소프트에서도 같은 내일의 메일이 와있었다. 메일의 형식과 내용 등의 모든 면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보낸 것만 같았다. 순간적으로 조금만 방심하면 정말로 하이퍼링크를 클릭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다음메일과 마이크로소프트 보안팀과 아무 관련이 없지 않은가? 그래도 찜찜하여 다음포털에 직접 들어가서 비밀번호를 바꾸었다. 집에서 사용하는 다음포털 계정과 연동된 스마트 기기의 비밀번호도 쏵 바꾸었다. 아내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고 문자 삭제하고 메일의 하이퍼링크도 클릭하지 마라고 했다. 메일의 경우는 좀 이상하다 싶으면 열지 말고 삭제하는 게 좋다.
  나날이 진화하여 습관과 상식마저 무너뜨리는 피싱 범죄에 비판적 사고로 대처해야 하는데, 생활 곳곳에 깊숙이 일상화된 AI를 비롯한 디지털 기반의 편리함만 추구하지 말고 편리함의 원리와 대가의 알고리즘을 알아야 가능하다.

  간혹, 이미 개인정보는 다 뚫려서 어찌하지 못할 지경이라며 보호를 위해 노력해 봐야 늦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비상식적인 말이다. 절대 현혹되면 안 된다. 철저하게 최선을 다해 보호해야 한다.
  비슷한 맥락으로 후쿠시마 원전사고 오염수와 미세먼지를 바이러스와 혼동하여 노출시켜서 면역력을 길러야 한다는 상식이 없는 사람들이 있다. 정말 부끄러운 사람들이다.

  요즘은 원하지 않게 다른 시도의 제법 이름 있는 대학교와 연구소의 교수나 전문 연구원의 강의를 종종 듣는데 실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무조건 정부와 교육부의 정책을 홍보하면서 강의 후반부로 갈수록 내용적인 모순에 빠지며 이런저런 변명을 한다. 그 변명이 정책의 효과에 비하면 별 문제가 아니라는 식이지만 실제로는 그 변명보다 정책이 더 큰 문제가 될 여지가 있다. 큰 문제가 될 우려가 있다고 하면서 그것을 시행하는 현장에서 고쳐나가야 한다고 한다. 특히 개인정보 유출과 보안 사고를 학교 단위의 매뉴얼로 예방하거나 해결할 수 있다고 호도한다. AIDT를 비롯한 에듀테크는 데이터 센터에 정보를 저장하는 클라우드 기반이다.  데이터 센터가 해킹을 당하거나 에듀테크 회사에 기술이나 앱을 제공하는 빅테크 회사가 수익을 얻으려고 고의적인 실수로 정보를 탈취하거나 다른 업체에 넘기는 걸 학교에서 예방하고 해결할 수 있을까?
  학교 현장을 적확하게 모르면서 언론에 보도된 어떤 내용만이 진실인양 인용하여 강의한다. 사실과 다른, 심한 경우는 거짓을 듣는 교원들의 마음이 어떻겠는가? 누군가가 그렇게 해달라고 부탁을 해서, 강의자가 지역 맞춤형의 알찬 강의를 위해서 그렇게 했을 수도 있는데, 둘 다 학문적 양심과 윤리를 저버린 몰염치한 태도다.
  교원 연수가 프로파간다가 아닌 일방적인 주장과 정책을 시행하기 위한 절차적인 단계로 퇴행하고 있다.

  러닝화 새로 주문했다.
  오늘은 한적한 낙엽길을 커피와 보리식빵을 등에 지고 운치 있게 걸을 것이다.

사족: 요즘 들어 연수에서 자주 뵙는 선배님이 내 책이 출간되었는지 물어서 책제목을 알려줬더니, 사서 보겠다고 하셔서 정말 고마웠다. 후기까지 부탁을 드린다는 말은 차마 할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