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1일
또다시 맞는 새로운 해의 첫날이다.
별 의미를 두지 않고, 사실 별 의미를 두지 않으면 안 되면 결혼기념일이다.
결혼 30주년까지는 무던하게 넘어가자는 아내가 정말 고맙다.
책을 좀 보다가 내려놓고, 집안 청소를 끝내며 1차 선물이고 커피를 내려주곤 2차 선물이라고 했다.
이렇게만 하면 다른 친구들은 큰일 난다고 하는데 우리는 그냥 이렇다.
오래전에 함께 근무해던 후배가 말과 표정과는 다르게 행동이 친절해서 오래 기억되는 사람이라며 카톡으로 안부를 전했다.
말과 표정과는 다르게 행동이 친절하다, 두 가지를 다 가졌으면 좋으련만 늘 듣는, 보이는 것보다 부드러운 사람이다,라는 말과 비슷한 뜻이겠지.
드보르작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를 소리 높여 틀어놓곤 2025년을 의미 없이 그려본다.
내란과 탄핵 정국이 빨리 내가 원하는 대로 해결되기를.
어처구니없이 억울하게 사람이 죽고 다치는 참사가 이제는 그만 일어나기를.
읽고 싶을 때 읽고 쓰고 싶을 때 쓰기를.
새로운 소설을 쓰고 싶은데.
문학 공모전에 응모하고 싶기는 한데.
겸손, 사람을 만날 때마다 되새기지만 정말 힘들어.
상처 남기는 말은 삼가고, 그런데 상처받을 수밖에 없는 말을 해야 할 때가 있는데, 모두가 상처받지 않으려면 그 상처를 치유해야 해서, 뻔히 알면서 내버려둘 수도 없고.
걷고 뛰는 걸 거르지 않고.
숲을 자주 찾고.
적게 먹고.
불쑥 떠오르는 사람이 있으면 주저하지 않고 전화해보고.
만나자는 사람이 있으면 매번 망설이지 않고 만나고 만나기로 했으면 이런저런 생각 않기
술 마신 후나 잠자기 전, 특히 술 마시고 잠자기 전에 언짢은 하루 일을 되새겨 편집하며 코르티솔 수치를 갑자기 높이기보다는 이마 힘 빼서 주름 펴고 어깨 늘어뜨려서 떠오르는 언짢은 생각들을 가만히 미소로 흘려보내며 잘 살은 하루로 안도하기
유쾌하게 술 마시기.
어머니가 좀 더 건강했으면, 아니 이대로 영원했으면.
아내가 건강하고 어머니로 덜 힘들었으면, 내가 잘해야 하는데.
큰아들이 뜻대로 원하는 나라의 대학교대학원으로 유학 갔으면.
작은아들은 인턴보다는 정규직으로 직장 생활을 시작했으면.
우리 학교가 찬바람 없이 따뜻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