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일기(2018~)

2025년 2월 4일

멋지다! 김샘! 2025. 2. 4. 15:39

  학교 교육이 무너지고 있는가?라고 내게 물으면 그렇다!라고 답할 것이다.
  어떻게 무너지고 있는가?라고 물으면 교장을 비롯한 교원들이 학부모를 비롯한 학교 공동체와 시민단체와 노조와 교원단체의 노골적이고 이기적인 어깃장의 간섭에 말려들고 싶지 않아서,라고 답할 것이다.
  그 시발은 무엇이었나?라고 물으면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교원의 학생지도 영역이 사법의 영역으로 편입이 1차 시발이고,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이 본래의 의도와는 다르게 교원의 학생지도가 아동의 심리적 학대 행위로 판결 나는 일이 잦으면서가 2차이고, 연거푸 발생한 사회 참사를 겪으며 학교 안전교육의 강화까지 좋았으나 교원이 예방과 대응할 수 없는 불의의 사고를 무조건 교원의 책임이라는 학부모의 송사와 이로 인한 학교와 사회의 안전주의로 교육의 목표가 '극단적인 안전 추구'로 변한 게 3차 시발이며, 4차 시발은 학교문제를 고질적인 교사(선)와 관리자(악)의 대결구도로 상정하곤 교육감과의 교섭으로 관리자의 법적인 권한을 축소하려는 시도와 교육감의 공양과 정책을 노조와 교원단체의 교섭과 협약으로 강제하려는 공생관계였으며, 5차 시발은 학생인권 강화와 예산 지원을 통한 혁신(경남은 행복학교)학교 추진과 학부모를 비롯한 학교공동체 교육 강화 등의 진보 정책들의 폐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며, 우리 사회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학교와 교원의 교육내용과 방법에 거는 노골적인 시비에 여론을 살피느라 단호하게 대처하도록 지원하지 못한 교육청과 패배주의에 적은 학교의 저자세 해결 전략이 6차 시발이었다. 7차 시발은 1차와 6차가 얽히고설켜 벌어지는 교권 침해 행위를 안이하게 교원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는 학교문화였다.
  해결방안을 물으면 1차와 7차 시발의 무효화인데 그게 그렇게 될 리가 없지 않은가? 지금 이 난국을 걱정하며 학교의 민주주의 교육을 강조해야 한다고 하는데, 어떤 교원이 민주시민 자질 함양을 위한 토론교육을 하겠는가? 그냥 역사적인 사실만을 대충 말하고 넘어가고 마는 거지.

  교육이 무너져서 우리 사회의 심각한 퇴행을 가져왔다고 국민이 심각하게 느끼는 바닥에 도달했는지, 아직 까마득한지, 바닥을 치고 오르는 도약의 시기인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그 도약이 교육의 질적인 성장일지 지금보다 더 교묘한 상두복색(喪頭服色)의 교육일지도 알 수 없다. 다만 지금의 경험이 지혜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그것이 교육의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