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을 좋아하자!
2010년 2월 학기말 방학의 설레임을 기억한다. 내가 근무하는 학교에 신규교사 3명이 배치되는 날이다. 내가 교무부장인 관계로 교육지원청으로 신규선생님을 데리러 갔다.
교육지원청에서 신규선생님의 첫인상은 기쁨, 설레임, 두려움이 섞여 있는 것 같았다. 학교로 가는 중간에 '이런 시골까지 와서 기분이 별로 좋지 않겠습니다. 그래도 아주 좋은 곳이니 아이들과 재미있게 학교생활 합시다.'라고 했더니, '아닙니다. 임용고사 합격만 시켜주면 군대에 가도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실망하지 않습니다.'로 답했다. 대답을 한 선생님은 여자선생님이었다.
5월쯤에 신규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듣는 기회가 있었다. 학교와 아이들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학수고대한 임용고사를 합격했는데, 내가 원하는 학교생활과는 거리가 있습니다.'가 대부분 이었다. 고민 중 대부분은 내가 초임시절에 가졌던 고민과 같았다. 그리고 그 고민들은 경력이 쌓이면 저절로 없어지는 것들이었다. 나도 초임시절에 불만 많기로 소문난 교사였으니 더더욱 그 마음이 이해가 되어서, '세월이 약이다.'라고 말을 하기가 싫었다.
그대신 조그마한 시골학교의 강점을 살려서 '우리끼리'라는 교사 동아리를 만들어서 전문성 신장과 동시에 멘토 역할을 자처했다. 자연스러운 대화속에서 많은 불만과 오해가 해결되었고, 마음 가짐도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 새롭게 함을 느꼈다. 그리고 그 결실로 나의 블로그 속에 신규교사 멘토링 게시판이 생겼다.
동아리 활동을 정리하면서 웃으면서 물었다. '2월에는 임용고사만 합격하면 군대라도 가겠다고 하더니, 그런 마음 다 어디갔어?' 자기들끼리 그냥 웃는다.
경력이 있는 교사들도 학교를 옮기고 나서 이전의 학교와 비교하면서 불평을 토로한다. 그러나 그 불평을 적극적으로 해결할 의지는 없다. 몇개월을 그렇게 보낸 후에야 '이제야 적응을 했다.'고 이야기를 한다.
현명한 사람은 좋아하는 일만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좋아하는 일만을 찾아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우리가 교사가 되기까지의 열정과 노력을 생각해 보자. 얼마나 내가 좋아하고 원했던 일이었는가? 그 좋아하는 교직의 환경이 조금 바뀌었다고 불평과 불만으로 시간을 보낼 것인가?
행복한 교직을 꿈꾼다면 무기력하게 막연히 좋아하는 일을 쫒는 것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즐겁게 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지금 당장 하고 있는 일을 좋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