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아(大我) 리더십이 좋다.
동서양의 혼란기에 나타난 두 사람. 공자와 마키아벨리
공자는 눈앞의 사소하거나 사사로운 이익에 현혹되지 읺고 옳고 그름을 도모하는 군자리더십을 이야기 했고, 마키아벨리는 '나라를 지키려면 때로는 배신도 해야 하고, 때로는 잔인해져야 한다. 인간성을 포기해야 할 때도, 신앙조차 잠시 잊어버려야 할 때도 있다. 군주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가? 나라를 지키고 번영시키는 일이다.'라고 했다.
공자는 이후 천 년 넘게 동양의 사상을 지배했고, 마키아벨리는 근대정치학의 문을 열었다고 평가받는다.
군자 리더십을 현대의 기업 컨설팅에 적용시킨 학자가 있다. 홍콩 차이니즈대학교의 핑핑푸 교수다. 핑핑풍 교수는 '이익을 손에만 쥐고 있으면 당신(리더)를 떠날 것이다. 하지만 이익을 다른 사람과 나눈다면 사람들의 마음을 한곳에 모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리더는 정의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왜 리더가 되었는지 그 목적을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대아(大我) 리더십'의 핵심논리는 크게 새 가지다.
첫째, 리더는 이익보다 정의를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둘째, 리더의 가치관과 행동이 일치해야 한다.
셋째, 리더의 가치관은 구성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핑핑푸 교수는 이 세 주장을 통합해 '리더가 군자의 본을 보이면 팔로어인 직원들 역시 그 가치를 공유하게 된다'고 정리했다.
-행복의 리더십/이재혁,KBS스페셜제작팀 지음/서승범 정리
교사들이 원하는 관리자 리더십도 공자의 리더십과 마키아밸리의 리더십으로 나눠지는 것 같다.
공자의 리더십을 선호하는 교사는 '관리자는 다른 사람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교사나 학생들에게는 모범을 강조하면서 본인의 행동이 그렇지 못하다면 교사나 학생들이 그를 따를 것인가?'라고 한다.
반면 마키아벨리의 리더십을 선호하는 교사는 '관리자는 모든 일을 결정하고 판단하여 학교를 잘 이끌어 가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때로는 비도적이고 상식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할 수 있다'라고 한다.
나는 관리자가 마키아밸리의 리더십을 선호하는 것이 싫다. 왜냐하면 학교는 국가나 기업이 아니라 건전한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곳이다. 정의롭지 못하고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 학교에서 어떻게 건전한 민주시민이 양성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소수의 희생을 강요하더라도 그것이 전체를 위한 것이라면 정의다'라고 학습된다면 우리사회가 어떻게 되겠는가?
간혹 이런 동료 교사가 있다.
'관리자라면 그럴 수 있지?'
'그런 맛에 관리자 하는 것 아니냐?'
'그런 희망에 관리자 되려는 것 아니냐?'
'관리자와 교사가 같냐?'
'극단적으로 네가 관리자 해봐라!'
이와 같은 것도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라고 할 수 있을까? 마키아벨리는 최소한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군주론을 폈다.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권력을 휘두르기 위해서, 뜻이 맞지 않은 동료를 괴롭히기 위한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교육의 발전을 위하고 학교의 성장을 위한 불가피한 군주론이라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지만 사사로움을 위한 권력 남용은 아니다.
학교는 국가도 아니고 기업도 아니다. 정치를 하는 곳도 이윤을 남기기 위한 곳도 아니다. 공감으로 소통하여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곳이다. 오늘날 학교를 정치하는 곳으로 착각하고, 경제논리를 앞세워 마키아벨리형 리더십을 발휘하는 관리자를 능력있는 관리자라고 하는 것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