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간섭
첫눈 오면 만나자!
멋지다! 김샘!
2012. 11. 14. 11:29
첫눈을 만났다.
산촌에서 만난 첫눈은 내가 기억하는 첫눈과는 다르지만 설레는 가슴은 같다.
10여년 전에 전주에서 우연히 소 눈망울만한 첫눈을 만났다.
그 첫눈에 얼굴을 맞으면 아플 것 같아서 숙소입구에서 주저주저했던 것이 기억난다.
첫눈이 오면 만나자는 이야기는 영화, 드라마, 소설의 주요 소재다.
그러나 대부분 이루어지지 않는다.
망각해서가 아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바뀌어서가 아니다.
첫눈은 그 지방의 기상관측소가 있는 곳에서 관찰되어야 한다.
날리는 눈도, 싸리눈도 기상관측소에서 그 해에 최초로 관찰되면 첫눈이다.
쌓이지 않아도 첫눈이다.
첫눈이 오면 만나자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것은
약속이 명확하지 못해서이다.
만날 장소와 기상관측소가 다르기 때문에 첫눈도 다르다.
앞으로 첫눈이 오면 만나자는 약속을 하려면
00지방에 있는 기상관측소에서 첫눈이 내렸다고 할 때 만나자로 바꿔라!
그러면 만날 것이다.
그래도 만나지 못하면 당신은 차인 것이다.
<경상남도 함양군 안의면 용추계곡의 2012년 첫눈. 멀리 기백산 정상에 눈이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