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할아버지와 교육적 보상
개그콘서트의 쇠고기 할아버지가 인기몰이 중이다. 쇠고기를 먹기 위하여 열심히 노력했는데 먹어봐야 별것 없고 또 먹기 위해서 열심히 일한다는 내용으로 자아실현의 꿈은 사라지고 물질로 가득찬 현대인의 비애를 꼬집고 있다.
이 개그를 보면서 아이들에게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적 보상문제를 생각해 보았다.
요즘 학교, 학원,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일제고사, 중간고사, 기말고사에서 일정 수준 이상을 성취했다고 햄버거나 피자를 담임선생님이 사 준다.
방과후학교 강사가 출석을 잘 했다고, 과제를 잘 해결했다고 아이들에게 초콜렛이나 막대사탕을 선물로 준다.
학원에서 학교 시험 잘보았다고 과자파티를 한다.
일제고사, 중간고사, 기말고사 잘 보았다가 부모님이 피자, 치킨을 아이들에게 사준다.
요즘은 더 나아가 숙제나 시험을 앞두고 아이들이 먼저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이번 시험 잘 보면 무엇을 해 줄것인가를 물어온다.
교육적 보상에는 외적인 보상과 내적인 보상이 있다. 외적인 보상은 교육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물질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말하고, 내적인 보상은 교육활동을 한 후 아이들이 얻는 성취감을 말한다. 그리고 외적인 보상은 내적인 보상을 얻기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서 미끼로 사용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그러나 요즘은 단기적인 교육적 효과만을 얻기 위하여 외적인 보상에 너무 치우쳐 있다는 것이 문제다. 더 큰 문제는 교과공부를 넘어 독서, 생활지도, 인성교육 등의 모든 분야에서 만연해 있다는 것이다.
이번 시험 잘 보면 우리에게 무엇을 해 줄것인가를 묻는 아이에게 '공부를 잘하면 네가 좋은 거니? 내가 좋은 거니?'라고 물으니 선뜻 대답을 못하고 머뭇거린다. 자아실현을 위한 교육활동이 선생님과 부모님을 위한 것으로 잘못 각인돼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내적인 보상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외적인 보상의 크기가 계속 커지고 있다. 즉, 계속적인 물질 공급이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내적인 보상이 이루어져야 배우는 성취감을 맛볼 수 있고,성취감이 배우는 즐거움을 주고, 배우는 즐거움이 쌓이면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드는데 무척 아쉬운 현실이다.
서열화를 부추기는 교육제도와 과다한 입시경쟁과 그에 따른 사교육이 아이들의 행복을 앗아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잘못된 교육적 보상 때문에 아이들이 배우는 기쁨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감취진 더 큰 문제가 아닐까?
쇠고기 사 먹는 것이 공부하는 이유가 되지 않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