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리더십

우월한 존재는 타인이 만든다.

멋지다! 김샘! 2013. 2. 2. 09:33

 일 잘하고, 기획력 있고, 아는 것 많은 형님이 있다. 그 분을 아는 관리자는 모두 그 형님을 우월한 존재로 생각한다. 옆에서 보면 샘이 날 정도로 칭찬 일색이다. 그래서 한 때에는 그 형님의 그런 모습이 싫어서, 지금 생각하면 아찔한 말도 서슴없이 했다. 하지만 나도 지금 그 형님을 존경한다. 관리자로부터 우월한 존재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고 희생한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 형님의 노하우를 본받기 위해 유심히 살펴보았다. 보통의 경우에는 능력으로 먼저 인정 받으려고 한다. 그러나 그 형님은 인간관계에 먼저 촛점을 맞추는 것 같았다. 관리자의 심성에 관계없이 긍정적인 관계를 맺으려고 노력했다. 처음에는 아부 잘하고 입에 발린 소릴 잘하는 것으로 착각했다. 그러나 그 형님의 인간관계 맺기 노하우는 잘 듣는 것과 감정적인 쟁점이 되는 주제에서 빨리 벗어나는 수완이었다. 관리자가 정치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하면 그냥 가만히 듣고 있다가 현재 학교가 처한 현실과 공통되는 부분이 보이면 바로 이야기 주제를 전환시켜 모임에 참석한 동료가 대화에 참여하도록 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나는 그렇게 잘 하지 못한다. 보통의 관리자는 보수적이다. 나는 나름대로 진보다. 그래서 관리자가 정치 이야기를 하면 맞대응을 한다. 특히, 전교조 이야기나 대통령에 관해 보수언론이 떠벌리는 이야기를 재탕하는 관리자와 대립각을 세운다. 나름대로 공부를 많이 했기 때문에 웬만한 관리자는 논리적으로 나를 이기지 못한다. 어쩔 줄 몰라 하는 관리자를 보면서 속으로 고소함을 느낀다. 그러나 그 고소함이 나의 능력을 가리는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여 그 관리자는 나를 우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예 기회를 주지 않는다.

 

 긍정적인 인간관계를 맺은 그 형님이 관리자의 의견을 무조건 동조하는 것이 아니다. 관리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듣는 그 형님을 신뢰한다. 그래서 학교의 중요 직책이나 업무 나아가 외부의 주요 교육현안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추천하여 능력을 발휘하도록 한다. 그리고 그 형님은 그런 과정에서 자신과 동료가 가진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실제로 반영하여 합리적인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긍정적인 인간관계를 먼저 맺어 신뢰를 쌓은 후에 능력을 발휘하여 우월한 존재가 된 것이다.

 

  내가 아는 후배가 있다. 관리자와 인간관계를 잘 맺어 승진하기 위한 점수 잘 모아서 잘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관리자와 동료들은 그를 우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승진에 혈안이 되어 주위를 둘러보지 못하는 그저 그런 교사로 본다. 그러나 그 후배는 그렇게 모은 점수가 능력이고, 그 점수에 의해 만들어진 지위가 능력이라고 생각하는 듯 했다. 그래서 후배들에게 틈만나면 자신의 노하우를 전하려고 노력한다. 관리자가 자신을 이용하는 것을 착각하여 능력을 인정한다며 우월함을 자랑한다. 그러나 아무도 그 우월함에 동조하지 않는다.

 이 후배에게는 형님이 가지고 있는 타인존중과 도덕성이 결여되어 있다. 그리고 교사의 능력에 대한 잘못된 시각에 사로 잡혀 동료의 능력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어리석음까지 갖추고(?) 있어 아무도 그를 인정하지 않는다. 심지어 자신이 우월한 존재라고 믿어 주던 관리자도 상황이 바뀌면 그를 떠난다.

 

 우월한 존재가 된다는 것은 관리자나 동료에게 능력을 인정 받는다는 뜻이다.

 그래서 긍적적인 인관관계 맺기와 교사로서의 올바른 가치관, 도덕적인 판단 능력과 타인배려, 열정과 겸손으로 동료나 관리자로부터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는 것이 우월한 존재가 되는 올바른 방법이다.

 

 우월한 존재는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타인에 의해 만들어 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