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리더십

술자리에서 결정과 선택하지 마라.-투사편향-

멋지다! 김샘! 2013. 8. 30. 13:26

 초임시절에 나름의 심각한 고민이 있어 선배 선생님에게 털어 놓았습니다. 그런데 그 선배는 내 이야기를 다 듣기도 전에 '나도 초임시절에 다 겪어봐서 아는데 시간이 지나면 다 해결이 될테니 걱정하지 마라'라고 했습니다. 더 이상 말을 이어갈 수 없었고, 두번 다시 그 선배에게는 고민을 털어놓지 않았습니다.

 '옛날에 다 해봐서 아는데'를 습관적으로 하는 선생님이 있습니다. 교무회의나 기타 협의회를 한창 하고 있으면 모든 것을 안다는 식으로 옛날에 다 해봐서 아는데 그렇게 하면 안되고 이렇게 하면 된다고 합니다. 다른 선생님의 의견을 무시하고 자신의 경험이나 간접적으로 체득한 경험으로 결정지으려는 그 선생님이 의사결정에 개입하는 것을 다른 선생님들은 싫어합니다.

 사실과 다르게 동료들에 관한 내용을 본인의 짐작으로 소문으로 내는 선생님이 있습니다. 그 선생님에게 그렇게 하지 말라고 이야기하면 당당하게 '보통의 경우에 그런 말과 행동을 하면 그런 뜻이 있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을 합니다. 그 분 때문에 다른 선생님들도 쓸데없는 오해를 사는 일이 잦아졌고 낭패를 당하는 일도 생겼습니다. 그 선생님과 함께 근무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합니다.

 교육과정 수립을 위한 워크샵에서 장미빛 계획을 잘 세우는 선생님이 있습니다. 그러나 계획을 수정하거나 아예 포기해야 되는 상황이 많습니다. 실천이 잘 되지 않는 것입니다. 실제 교육활동이 이루어질 시기와 상황을 고려하여 계획을 수립해야 되는데, 그 선생님은 항상 협의를 하는 시기와 상황을 기준으로 계획을 수립합니다. 그래서 계획과 실천이 맞지 않는 교육과정이 수립됩니다. 선생님들은 불만입니다. 그러나 그 선생님의 영향력이 더 커서 변화가 없습니다.

 함께 식사를 하고 있는데 관리자가 이만 정리하고 일어나자고 합니다. 다른 선생님들은 한창 식사를 하고 있거나 식사량이 아쉬운데 황당하다는 표정입니다. 식사 전에 학교에 찾아 온 손님때문에 관리자는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와서 본인이 배가 불렀기 때문에 다른 선생님들도 배가 부를 것이라고 착각한 것입니다.

 어떤 관리자는 식당에서 메뉴를 정할 때 다른 선생님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항상 본인이 정합니다. 나름대로 음식에 대해 전문성이 있고, 그 식당의 음식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하지만 다른 선생님들은 불만입니다. 선생님을 위하는 관리자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체질이나 몸의 상태에 따라 먹고 싶은 것이 다른 것을 이해못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어떤 상황에서 내가 가지는 마음과 생각이 남들도 같을 것이다. 지금 가진 기분과 상황이 어떤 일을 해야 될 시기와 같을 것이다.'와 같은 생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을 '투사(射)편향'이라고 합니다.

 흔히 아이들이 '선생님은 우리 마음도 모르시고 결정하신다.'와 같은 불만을 토로하는 것도 투사편향에 빠져서 잘못된 결정을 한 것입니다. 선생님은 아이들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결정했지만 아이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무조건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으로 결정하라는 뜻이 아니라 아이들이 입장에서 생각하고 아이들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결정하라는 것입니다.

 반대 의미로 역지사지(之)를 떠올릴 수도 있지만 타인의 배려하지 못한다는 의미보다 남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할 것이라는 짐작으로 결정하는 것으로, 결정하는 당신은 남을 충분히 배려한다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출세를 하려면 회식에 빠짐없이 참석하고 특히, 관리자와 함께하는 술자리는 꼭 참석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실제로 그렇게 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출세를 먼저 하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합니다. 특히, 선택의 기로에서 결정을 해야 되는 사안이 있을 경우에는 술자리를 같이 하면 거의 모든 일이 술술 풀립니다. 술술 풀리는 이유는 투사편향이 가장 심한 상태가 술에 취한 상태입니다. 약물에 취한 뇌는 현재와 미래를 구분하지 못합니다. 현재의 생각으로 미래를 결정합니다. 공상의 논리로 안되는 것이 없기 때문에 쉽게 결정을 합니다. 이것을 잘 아는 사람일수록 술자리를 이용하여 사욕을 취하고자 합니다. 만약에 술자리 이야기의 주제가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과 약속을 해야 되는 것이라면 술을 먹기 전에 회피해야 됩니다. 자신이 없다면 자리를 박차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결정하고 약속한 것을 지키기 위해 많은 희생을 치러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더 안타까운 것은 투사편향에 의한 잘못된 결정이 술자리에 없었던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입니다.

 술자리는 마음이 맞지 않는 동료와 관리자를 적당히 욕하면서 스트레스 푸는 것으로 만족해야 합니다. 관리자도 마음에 안드는 교직원과 당신에게 스트레스 주는 교육관료들 욕하면서 스트레스 푸는 것으로 만족해야 합니다.

 

 투사편향과 남을 배려하는 것은 다름니다.

 투사편향은 논리적인 사고에 의한 이성적인 결정과 판단이 아닙니다.

 배려한 결정과 선택에 기대만큼의 반응이 없으면 투사편향에 빠진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보십시오.

 교육활동이 자주 수정되고 변한다는 반응이 있다면 투사편향에 빠지지 않았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주변에 술로 해결하려는 동료들이 많으면 나의 결정과 선택이 투사편향적이지 않은지 의심해 보십시오.

 열정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치지만 반응이 무의미하다면 투사편향에 빠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투사편향에서 벗어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다름과 차이를 바탕으로 변화되는 상황을 고려하여 예측하는 유연한 사고에 의한 결정과 선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