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학교 학생들에게 무엇이 옳은가?
전국이 10월 13일과 14일에 실시하는 국가수준학업성취도검사 때문에 난리다. 교과부에서 내신성적에 반영하지마라고 하지만 중간고사를 대신하는 학교가 있는가 하면, 학습에 부진하다하여 특수반에 편입하는 학교도 있다.
학교장 회의에서 경남교육청은 학교별 서열을 공개하고 저조한 학교는 교장, 교감인사에 반영한다고 한다. 거의 상식을 벗어난 교육행정가들의 비정상적인 생각이 학력향상이라는 이름표로 상식화되어 가고 있다.
나는 내가 근무하는 학교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가 학생들의 교육을 방해하는 몇가지 근거를 제시하고 학력향상을 위한 나름대로 대책도 세워보았다.
대부분의 농산어촌 학교의 학생들의 학력은 도시에 비해서 떨어진다. 그 이유는 첫째가 가정환경이다. 정상적인 가족 형태를 이루고 사는 학생들의 비율이 너무 높다. 다문화가정, 한부모자녀, 소년,소녀가장, 양친결손 가정의 비율이 도시보다 아주 높다. 당연히 가정과 학교와의 연계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나는 숙제를 잘 내어주지 않는다. 왠만하면 학교 수업시간에 다 해결하도록 한다. 그러나 부득이 하게 과제로 제출할 경우 6명중 1-2명 정도가 해오고 나머지는 해오지 않는다. 1-2학생은 정상적인 가정이다. 학습준비물도 학교에서 거의 구입해 주지만 그 효과가 없다. 공짜라는 인식과 공부에 대한 동기유발이 되어 있지 않으니, 학습준비물에 대한 인식이 장난감을 대하는 수준밖에 안된다. 즉 공부와 관계를 짓지 못하고 있다. 혹여 학교에서 필요한 준비물 가져오라고 하면 학교에서 사줘야 되는것 아니냐고 따진다. 학생이나 부모 모두다가
둘째, 인적자원의 문제이다. 거리도 멀고, 교원 복지고 잘 이루어지지 않다고 보니, 해마다 신규교사나 위기 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토착교사가 대부분이다. 학생들을 상대로 일년내내 시행착오다. 별 의욕도 없다. 소인수 학급에서 1-2학년 시기에 기초학력을 정착시켜야 되는데 이런 인적 요인으로 인하여 학년이 높아질수록 학력이 떨어진다. 저학년에서 기초학력이 완전학습에 가까워져야 하는데, 60-80점이 나오면 안주해 버린다. 신규교사들은 학생들을 좋아하는 것과 올바르게 가르치는 법과 헷갈려 학생들의 바른 생활태도 형성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
셋째, 경영자의 생각이다. 욕심이 과대해 온갖 대회에 참여하기를 원한다. 학교 교육의 부실은 뻔하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소규모 학교에서 대회에 참여하는 학생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중,대규모 학교의 몇배 이상의 노력을 해도 될까말까하다. 결과는 뻔하다. 학생들에게 '우리는 안되'라는 패배감만 심어줄 뿐 아무런 교육적 효과가 없다. 어떤 경영자는 경험을 시킨다고 한다. 그러나 대회는 캠프도 현장체험학습도 아니다. 그러한 목적이라만 의도적인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낮다.
그렇다고 이렇게 포기해야만 될까? 난감하다. 몇가지를 제안해 본다.
현재 농산어촌에는 방과후학교 경비를 연 1000만원 정도 지원해 준다. 그러나 질높은 강사를 구하지 못해 좋은 강좌를 학생들이 원하는 강좌를 개설하지 못하고, 돈만 소비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대안으로 소규모 학교끼리 연대하여 한 학교에서 방과후학교를 운영하는 방안 등이 나오지만 이것은 현실을 무시한 탁상행정일뿐이다. 내가 제안하고 싶은 것은 방과후학교 지원비를 쪼개어 여러 강좌 개설하지 말고, 교육과정이 도움이 되고 교사, 학생, 학부모가 원하는 강좌를 하나만 개설하여 높은 강사료를 지급하더라도 질 높은 방과후학교를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둘째, 학생들이 자신감을 가질수 있도록 일년에 한두대회에 집중 투자하여 노력한 보람을 가지도록 해야만한다. 단 교사와 학생이 마음이 일치하여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다. 그래야만 성취했을때 기쁨의 눈물을 흘려 다른 분야에까지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셋째, 교원인사에 신규교사와 경력교사의 비율을 어느 정도 조절해야만 한다. 물론 경력교가사 희망을 하지 않으니까 신규교사가 집중배치되지만, 이런 병페를 줄이는 방법은 전보가산점을 주는 방법이 있다. 다른 시군에서 이런 인사규정으로 성공한 사례도 있다.
시골학교는 힘들다. 하지만 조금만 더 노력하고, 조금만 더 제도적 개선이 있으면 지금보다 덜 힘들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