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언설

교육계의 내부갈등! 통찰의 시선으로 극복합시다.

멋지다! 김샘! 2015. 1. 2. 11:29

 교감, 교장선생님이 수업을 하는 것에 대한 갑론을박이 방송을 통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까이 있는 교감, 교장선생님, 승진을 목전에 두고 있는 선배나 동료선생님, 열정과 의협심이 남다른 후배선생님도 각자의 입장과 교육적 가치관으로 갑론을박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근거가 있는 주장이긴 하지만 왜 우리가 난데없는 이 주제에 갈등을 빚어야 되는지?, 이 갈등이 파급되어 다른 일상들까지 불편해야 되는지?, 이 시점의 우리교육에서 이 주제가 중요한 문제인지를 통찰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극복하고자 합니다. 

 

 먼저 흔히 말하는 전교조선생입니다. 진보 교육감의 탄생에 열렬히 환영했고 지금도 환영하고 있으며 우려도 하는 선생입니다. 이 이야기를 먼저 하는 이유는 이념 논리로 편가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과 이 글이 또다른 갈등의 씨앗이 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어느 지역의 교육감이 관리자(교감, 교장)에게 수업을 시키겠다는 취지의 이야기가 언론에 보도되었습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니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으니 교육감이 시키(?)면 할 수 밖에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어서 매스컴을 통하여 찬성과 반대쪽으로 나눠어 갑록을박이 시작되었습니다. 찬성쪽에서는 관리자가 하는 일도 없고,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일을 하는데 수업을 하는 것이 옳다고 하고, 반대쪽에서는 여러가지 이유로 학교 관리하기도 힘든데 수업까지 하라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똑같은 것은 서로가 하고 있는 일, 품위와 권위를 가치있게 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인터넷의 댓글이나 SNS에는 원색적인 용어들도 난무합니다.

 선생님의 일과 관리자의 일은 분명히 다릅니다. 지위에 따라 업무의 중요도와 가치가 다르다는 뜻입니다. 특히, 관리자는 교육공동체의 의견을 수렴하고 조정하여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하는 일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불규칙적이라서 예상하기도 힘듭니다. 따라서 규칙적인 수업을 하기에 힘든 점이 있습니다. 단순하게 여유로워 보이고, 하는 일이 없어 보이니 수업을 해야 한다는 논리는 자제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현행제도에서 관리자가 되면 수업을 안하는 것이라서, 원로교사에 대한 편견과 떨어진 열정으로 수업을 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관리자가 된 분들과 되는 분들이 많은데, 강제적으로 수업을 하게 하는 것이 과연 효율적인지도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이러한 분들이 일주일에 한두시간을 수업한 단편적인 시각으로 아이들을 바라본 후 교실을 간섭한다면 이 또한 새로운 갈등요인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수업하기를 원하는 관리자를 위한 길도 열어 두어야 합니다. 현재도 관리자의 교육적 가치관이나 학교의 상황에 따라 수업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의 역기능 극복사례와 순기능을 소개하여 관리자가 자의적으로 수업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합니다. 그리고 강제할 것이 아니라 장려해야 합니다. 그래서 관리자가 존경받고 권위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를 선택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더 안타까운 것은 학교나 선생님이 자율성과 자율권을 보장받지 못하여 개방적이고 특성화된 창의적인 다양한 교육활동이 이루어지 않는 것인데, 이것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보다 자극적인 관리자의 수업 논란을 일으킨 것입니다.

 핵심성취기준과 평가를 포함한 교육과정, 생활지도 등에 대한 지나친 표준화로 학교 환경과 상황을 무시한 교육부, 도교육청, 지역교육지원청의 획일적인 지시와 학급경영록을 비롯한 선생님의 수업내용에 대한 지나친 검열시스템의 관습화를 극복하기 위한 논의와 방안제시가 우선되었다면 정말 좋았을 것입니다.

 이밖에도 진보진영의 교육감이 당선된 지역에서는 접근방식에 따라 내부갈등 요인이 많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경쟁과 경제적인 논리가 우선시 된 입시제도는 그대로인데, 아이들의 행복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입시에 촛점이 맞춰진 공교육의 정형화 된 기존의 틀을 강제적으로 제거하려 한다면, 현재의 입시제도에서 자기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아이들은 사교육의 힘을 빌릴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로 인한 소모적인 갈등도 만만찮을 것입니다.

 

 혁신학교와 관련된 강의를 종종 듣습니다. 정말 훌륭하신 관리자 분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느껴 편견을 허무는 시간이 되어 좋기도 하지만, 그분들의 공통적인 교육관인 아이들을 입장에서 이해하고 포용하여 우리교육 안에 수용하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열정이 너무 좋았습니다. 단기간에 자신의 치적을 만들기 위하여 갈등을 일으키기보다 뿌리를 내리기 위한 건강한 토양을 만들기 위해 학교의 문화를 바꾸고, 아이들에 대한 무한 신뢰에 의한 이해와 설득, 교육활동의 개선으로 제도권 교육으로 포함시키려는 포기하지 않는 실천의지가 감동적이었습니다.

 EBS에서 교육감의 권한에 대한 주제로 토론하는 것을 본 일이 있습니다. 권한을 법으로만 해석하고 규정하려는 태도에서 교육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여러가지 교육계의 내부갈등과 일어날지도 모를 갈등도 법적인 해석이 아닌, 이전 교육감들이 치적을 쌓기 위해 구안한 갈등 답습모형이 아닌, 건강한 토양을 만들기 위한 새로운 모형을 구안하여 접근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학교의 성장과 발전, 선생님들의 열정을 꺾고 있는  방해물과 모순만 제거해도 훌륭한 치적이 될 것입니다.

 

 학교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우리에게-선생님과 관리자를 포함한 학교 구성원들- 쉽게 던져지는 갈등의 미끼를 통찰의 시선으로 회피하여 상처를 남기지 않는 성숙함의 싹을 틔우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