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코더를 처음 사던 날 - 손해를 열정으로 극복하다.
1993년 9월 17일에 처음으로 월급을 받았다. 아마 80여만원으로 기억된다. 요즘 신규 초봉이 200만원 정도 된다고 하니까? 물가가 오른만큼 월급도 꽤 인상된 듯하다. 월급을 받아서 정말 갖고 싶었던 캠코더를 사기 위해 진주의 삼성매장에 갔다. 지금은 대형전자 쇼핑몰이 많지만 그 당시에는 대리점이 전부였다. 캠코더 가격이 80만원이 넘어 월급통장이 개설된 은행에서 만든 신용카드로 36개월 할부로 구입했다.
그런데 구입하고 한참후에 알았다. 내가 진열된 상품을 산 것을--- ---. 대리점 사장이 물건이 다 팔리고 진열된 이것밖에 없단다. 그래서 새것과 똑 같다는 사장의 말을 믿고 샀는데 진열된 상품은 중고와 마찬가지란다. 사실 중고보다는 새것일 것이다.
그래도 정말 잘 사용하였다. 나를 동영상 촬영 편집, 교육방송 전문가로 만들어 주었다. 지금도 거실 선반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강의할때 마다 '전자제품은 수명이 있기때문에 매장에 진열된 상품은 중고와 같습니다. 포장된 새것으로 구입하십시오.'라고 항상 이야기한다. 요즘은 알아서 진열된 상품을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우리집 거실에 걸려 있는 텔레비전도 진열상품이다. 전자제품의 기술이 날로 발전하여 새로운 제품이 날마다 쏟아지니 세상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하다가 다음제품으로 구입하는 것이 좋겠다 싶어서 진열 상품을 구입했다.
모르고 경제적으로 손해를 보는 경우가 있다. 후회해 봐야 소용없다. 억울하고 화만 치민다. 어떤 경우에는 미칠 지경이다. 그러나 이미 게임은 끝났다. 열정으로 그 가치를 높이는 것이 훨씬 의미가 있고 정신건강에도 좋다.
다른 사람보다 콩나물 비싸게 샀다고 억울해 하지말고 비싼 콩나물로 온 가족이 좋아하는 영양가 만점의 비싼 콩나물 요리를 만드는 것이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