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간섭

산촌에서의 추억을 되새기며...

멋지다! 김샘! 2015. 5. 11. 21:43

 경상남도산촌유학교육원에서의 생활이 좋았습니다.

 열정적인 선생님들의 모습이 좋았습니다.

 서로 협력하고 공유하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최소한의 업무만 있어,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전념할 수 있어 더 좋았습니다.

 두번 다시 이런 기회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꾸 생각이 납니다.

 

 오늘은 아내와 그 추억을 맛보기 위해 산촌유학교육원을 휘감는 기백산, 금원산, 수막령, 은신치에 오릅니다.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고 달콤한 막걸리를 맛보기 위해 몸에 과부하를 걸기로 마음 먹습니다.

 그런데 산행 초입에서  제마음대로 얽혀있는 으름덩쿨을 보고 코르티솔 수치가 급상승합니다.

 나의 머릿속을 옮겨 놓은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스포츠클럽대회 때문에 머리가 아픈 아내도 으름덩쿨에게 짜증을 냅니다.

 단칼에 베어 버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색을 달리하며 제각각 올라오는 초록이 좋습니다.

 누군가가 소망을 빌며 쌓아올린 돌탑에 희망을 돌멩이를 얹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하늘을 쳐다볼 수 없는 가파른 길에서 이름모를 꽃들을 볼 수 있어 좋습니다.

 고소공포증에 다리떨며 올라왔지만 골짜기를 물들이는 초록들을 볼 수 있어 좋습니다.

 꽃처럼 피어나는 신기한 잎들과 마주하여 더욱 기분이 좋습니다.

 

 터질듯한 철쭉의 꽃봉우리가 내일을 기대하게 합니다.

 몸통이 썩어가는 고목도 새로운 싹으로 희망을 이어갑니다.

 무더기가 아니어서 한번에 반하지 않지만 드문드문 피어있는 아름다운 철쭉을 자꾸 찾습니다.

     

 상쾌했습니다.

 현실의 안타까운 독기운이 신선한 초록의 약기운으로 채워져 상쾌했습니다.

 신났습니다.

 일상이 행복하기를 기대하며 현실을 안타까워하기보다 안타까운 현실에서 행복을 찾을 마음으로 신났습니다.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하나 더 산촌에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