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의 본성 VS 학교의 본성
*다소 거친 표현이 있습니다. 가능하면 순하게 표현하려고 했으나 학교의 본성보다 계급의 본성을 우선시 하면서 마치 학교의 본성을 위하는 것처럼 과장하는 형태에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빈도와 양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특정 계급을 모독하기 위한 것이 아님을 밝힙니다.
방학을 앞둔 시점에서 또 갈등이 시작되었습니다. 방학 중 선생님들의 근무에 대한 상반된 논리의 대립입니다. 이번에는 제법 신문에 보도까지 되면서 '방학에 근무하기 싫어하는 교사에게 월급을 주지마라!' 등과 같은 곱상한 댓글부터 원색적인 비난의 댓글까지 등장합니다. 교육부는 법외노조 전교조의 단체교섭 결과를 유보하라는 공문까지 내려 보내고, 교총은 방학 중 교사의 근무 유무는 교육감과 전교조의 교섭대상이 아닌 학교장의 고유 권한이라고 주장합니다.
교육부, 전교조, 교총에서 근거로 유리한 법령을 제시하지만 모두 헛점을 가지고 있어 상호 헛점을 찌르는 싸움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싸움이 학교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성장통이면 건전하다고 할 수 있지만 지금은 선생님, 관리자, 교육부, 전교조, 교총의 계급 본성을 드러내는 갈등입니다.
방학 중 선생님의 근무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국민들을 위해 '방학에 대한 바른 이해가 필요합니다.' 를 통해 밝혔으니 참고가 되면 좋겠습니다. (http://blog.daum.net/nicesangbaek/205)
그리고 전교조와 다수의 선생님들이 방학 중 근무를 할 수 없다는 주장은 학교장이 당직성 명령처럼 근무조를 편성하여 근무하도록 하는 것에 대한 반발입니다. 더불어 근무조가 해야 될 일을 살펴보면 학교 보안업무, 행정업무 처리, 생활지도(교외)가 주요 내용입니다. 학생들을 지도하는 일과 관련성이 없고 이미 다른 부서에서 하고 있는 일입니다. 그나마 관련성이 높은 생활지도의 경우는 학생들이 학교에 없고, 교외 생활지도를 하려면 근무조 선생님의 1~2명이 할 수 없으며 생활부나 인성부에서 경찰과 연계하여 정기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경찰에서 학교 주변 순찰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선생님들의 단독 교외 생활지도는 업주와 타 학교 학생들과의 갈등 유발과 사회 폭력의 심각성으로 지도하는 선생님이 폭력의 피해에 노출되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형식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농산어촌의 학교의 경우는 교외 생활지도 자체가 무의미합니다.
물론 방학 중 학생들이 참여하는 학교 교육활동에는 당연히 지도 선생님을 비롯한 많은 선생님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습니다. 방학 중 근무를 불합리하다고 주장하는 것이 방학 중 학생들의 교육활동에 참여하지 않겠다로 이해하는 것은 다른 주장을 하는 단체나 이를 대변하는 보수 언론의 이간질에 불과합니다. 정말 큰 오해입니다.
관리자를 대변하는 교총과 많은 관리자의 주장은 방학 중에 돌봄교실을 비롯한 방과후 학교가 운영되는데 이를 관리하기 위해 근무조 편성이 당연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돌봄교실과 방과후 학교의 운영은 지침과 계약서에 담당 강사가 모든 책임을 지도록 되어 있습니다. 돌봄교실과 방과후 학교 담당 강사가 책임을 지고 해야 될 일입니다. 만약에 이를 잘 이행하지 않는다면 계약자인 관리자가 이행을 촉구해야 하며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합니다. 선생님이 방학 중에 근무하며 이들 강사를 보조하라는 것은 강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을 인정하는 것으로 계약 해지 사유가 되는 것입니다. 당연히 관리자는 계약을 해지하고 책임감과 능력이 우수한 다른 강사와 다시 계약해야 되는 것입니다. 만약에 다른 강사를 구할 수 없다면 선생님들이 대신할 수 밖에 없습니다. 선생님들 입장에서도 의무적으로 출근하여 외부 강사 업무를 보조하는 것보다 차라리 학생들을 직접 지도하는 것이 더 나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학교의 교감 교장선생님들도 방학 중에는 번갈아 출근을 합니다. 두 분이 번갈아 근무하니 선생님들의 방학 중 근무가 부러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과 교감, 교장의 역할이 다른지 않습니까? 어느 도의 교육감이 교장선생님도 수업을 해야 된다고 주장을 할 때 교총을 비롯한 많은 교장선생님들이 선생님과 관리자의 역할이 다르다는 역할론을 주장하셨습니다. 이 역할론에 의해 당연히 방학 중 근무도 선생님과 관리자가 달라야 되지 않겠습니까? 이것이 관리자의 책무가 아니겠습니까? 이런 책무를 선생님의 책무와 비교하여 시샘하듯이 하는 것은 관리자로서의 자질이 없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요?
당직성 근무조를 싫어하는 선생님들의 가장 큰 심리적 이유는 관리자의 출근과 점심 해결 책임입니다. 농산어촌으로 갈수록 이런 심리적 이유가 크게 작용합니다. 운전을 잘하고 다니다가 교장이 되고 나면 선생님을 운전수로 착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특히 근평이 꼭 필요한 교무 선생님이 있으면 노골적으로 개인비서로 생각합니다. 교장끼리 저녁에 술 마시다가 어느 학교 교무 선생님이 먼저 나오는 내기로 술값을 결정짓고 심지어 나온 교무 선생님에게 술값을 지불하도록 하는 짓도 서슴치 않습니다. 교무 선생님이 거부하면 다음 날 학교에서 '근평이 필요 없는 모양입니다.' 등으로 협박하는 사례도 빈번합니다.
평소에는 교무 선생님이 교장을 태워 다니다가 방학이 되면 근무조의 선생님이 교장을 태우고 다녀야 합니다. 점심도 해결해 주어야 합니다. 이것이 관리자가 근무조 편성을 버리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많은 관리자는 자가 운전을 하거나 점심 부담을 지우지 않습니다. 오히려 출근한 학교 구성원들에게 인심을 베푸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이 글의 주장은 방학중 근무조 편성을 버리지 못하는 관리자들에게만 해당됩니다.-
현재도 포함되어 있는지 모르겠지만 학교장 청렴도와 학교장 평가에 출퇴근 방법과 학교 구성원들에게 식사를 제공 받는지에 대한 내용을 첨가하면 좋겠습니다.
선생님들이 방학에 출근하지 않는다고 학교업무나 교육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관리자 없습니다. 주 5일제의 전면 실시로 짧아진 방학기간 동안 각종 의무 연수, 공문 처리, 상담활동, 전문성 신장을 위한 직무연수, 건강 검진, 학생들이 참여하는 교육활동 인솔 등으로 선생님 본연의 업무를 다하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만약에 모른다면 정말 관리자로서의 자질이 없음을 인정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많은 관리자가 학교 구성원들과 협의하여 지혜롭게 방학중 학교 경영을 잘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관리자도 선생님을 거친 분들입니다. 선생님들이 진정으로 해야 될 일과 고충을 알고 있습니다. 이것 역시 모른다면 승진에만 눈이 어두워서 제대로 된 선생님을 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관리자는 선생님들이 교육활동에 매진하도록 돕지만, 승진만을 목표로 한 관리자는 많은 선생님들이 자신처럼 선생님하는 줄 알고 믿지 못하며 더 나아가 자신의 권위를 유지하기 위해 온갖 불필요한 행정 업무를 지어내어서 강요합니다. 선생님들을 학생들에게 분리하는 학교 경영을 하는 것입니다. 방학 중 근무도 선생님을 제대로 한 관리자는 현명하게 처리하지만 선생님을 제대로 하지 않는 관리자는 어리석음을 드러냅니다.
방학 중 근무가 갈등이 될 수 없습니다. 지도해야 될 학생들이 학교에 있으면 당연히 선생님은 근무해야 합니다. 가르치는 전문성을 쌓기 위한 활동이 학교에서 이루어 진다면 당연히 선생님은 근무해야 합니다.
교육부는 전교조를 비롯환 진보 교육감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방학 중 선생님의 근무를 이용하여 국민적 갈등으로 촉발시켜서는 안됩니다. 시급하게 해결해야 될 교육적 문제들도 많은데 방학 중 선생님들의 근무 유무가 이에 해당이나 되는 것입니까?
교육감은 방학중 근무조 편성을 지양하고 학교 구성원의 합의에 의해 운영하라는 공문과 더불어 방학 중 근무조 편성의 유무와 이에 따른 추상적이고 막연한 근거가 아닌 구체적이고 합당한 근거를 파악하여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갖는다면 학교의 일방적인 당직성 근무조 편성은 상당부분 해소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전교조와 교총도 헛점을 찌르는 싸움을 반복하여 대단하지도 않은 방학 중 선생님들의 근무가 국민들의 교육 불신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관리자와 선생님들을 갈등을 중재하고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하는 권위있는 교육전문 단체가 되면 좋겠습니다.
학교장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근무조가 필요하다면 학교 구성원들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합니다. 선생님이 학생들을 잘 가르치기 위한 전문성이 필요하듯 관리자는 학교를 잘 경영하고 관리하기 위한 전문성,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근무조에 대한 논란도 학교장의 올바른 리더십으로 해결되면 좋겠습니다.
방학 중 근무조 편성에 관한 논란은 학교의 본성인 학생들의 성장과 발전의 관점으로 바라보면 쉽게 해결됩니다. 정치적 이용, 도전과 방어, 권력유지, 권위주의, 자존심을 내세운 계급의 본성으로 바라보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학교의 본성 중심에 선생님들이 늘 있으면 좋겠습니다. 주어지는 수동적인 학교 본성이 아니라 선생님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실천에 의해 학교의 본성이 늘 최우선으로 선택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