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언설

교감 자격 연수 대상자 선발 과정을 겪으며...

멋지다! 김샘! 2016. 6. 15. 13:22

  교감 자격 연수 대상자가 되기 위해 면접을 보고 왔습니다.

  정해진 점수만 채우면 교감이 되는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대면 면접이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 것이 아니라, 대면 면접 전 동료 교원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전화 면접을 실시한 점수와 대면 면접 점수를 합산하여 일정 점수 이하면 제외하고,  제외된 수만큼 교감 대상자 후보에게 기회를 주는 방식으로 변경되었습니다.
  타시도 교육청도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방식으로 면접시험이 치러지는 듯합니다. 점수만 획득하면 기본 자질이 안되어도 교감으로 임용된다는 안이함과 나태함을 타파하기 위한 시도라는 점에서 환영합니다. 하지만 2차 대면 면접을 치르고 난 후 아쉬움이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교육부와 도교육청의 정책을 외운 것을 면접관에게 말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학교 현장에는 많은 매뉴얼들이 있습니다. 이 매뉴얼 모두 외울 수 없습니다. 맥락으로 이해하고 있다가 사건이 발생하면 이 매뉴얼에 의해 처리하면 됩니다. 그런데 이 매뉴얼 외우기를 강요하는 면접이 교육전문가로서의 자질을 쌓게 하는데 도움이 될까요?

  제안합니다.
  정보와 지식, 교육 전체를 바라보는 통찰이 부족한 속 좁은 제안입니다. 동료교원의 의견 수렴이면 면접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면 면접을 대신하여 토론 가산점을 부여하면 좋겠습니다. 교감의 자질과 교육전문가로서의 소양, 리더십, 교육과정, 학교 경영 철학 등을 종합한 토론대회를 개최하고 등급에 따라 승진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물론 조건이 있습니다. 상대평가가 아닌 기본적인 자질과 소양이 있으면 인정하는 절대평가여야 하며, 판정단은 교사를 포함한 관련 있는 전문가로 구성해야 합니다. 타시도 전문가 그룹 참여 비율을 50% 이상으로 해야 합니다. 그리고 토론 가산점이 교감 대상자 선정에 실제적인 영향을 끼쳐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시행을 위한 충분한 준비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연구학교와 연구대회, 벽지 가산점 등의 기존 가산점들도 교육적 가치가 있습니다. 그러나 본래의 가치보다 교감 자격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내려앉았습니다. 시대의 흐름과 사회의 변화에 맞게 축소하고 현재와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새로운 방안으로 대체하는 것이 누구나 이야기하는 미래를 대비하는 교육에 어울릴 것입니다.

  선생님이 창의적이지 못하고 관리자가 창의적이지 못한데 학생들에게 창의성을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입니다. 선생님과 관리자가 독서와 거리를 두면서 학생들에게 폭넓은 지식과 정보, 교양을 쌓기 위해 독서를 가르치는 것은 하기 싫은 공부를 억지로 시키는 것과 같습니다. 오히려 독서의 습관화와 생활화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교감 자격을 얻기 위한 가산점 획득에만 몰입한 선생님에게 경험에 의한 지혜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선생님들의 다양한 고민을 해결할 전문성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훌륭한 선생보다 자신이 걸어온 가산점을 얻는 방법을 전수하여 빨리 교감 자격 대상자가 되라고 합니다.

  교감을 비롯한 관리자는 교육부와 도교육청의 정책을 충실히 잘 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교의 환경과 학교 공동체의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여 학교의 성장과 발전을 이끄는 창의적인 교육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교직생활을 편안하게 마무리하는 직급이 아니라, 선생보다 더 치열한 열정으로 교육의 발전과 성장을 이끄는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저의 편협되고 협소한 토론 가산점 제도가 아니더라도 현재의 승진 가산점 제도와 면접제도의 변화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학교의 올바른 성장과 발전을 이끄는 관리자가 많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적는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첫 번째는 교감 자격 연수 대상자가 된 자의 불편함이고, 두 번째는 토론 가산점은 편협한 저의 사적인 의견인데 오해를 부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