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수업(PBL)

학교 텃밭은 교실입니다.

멋지다! 김샘! 2016. 9. 22. 15:36

학교 뒷마당에 주무관의 도움으로 아주 작은 텃밭을 만들었습니다.
텃밭이라는 개념보다 과학실습지가 더 어울리겠습니다.
1학기에는 강낭콩과 옥수수를 심어서 한살이를 관찰했습니다.
도시학교에서는 작은 화분에 심어서 한살이를 끝까지 관찰하기 힘듭니다.
시골학교는 마음만 먹으면 작은 실습지를 만들어 한살이를 완벽하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심고 재배하고 관찰하며 기록하는 살아있는 수업이 됩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이 넘쳐납니다.
적절한 노동으로 노동의 신성함도 배웁니다.
농사짓는 부모님의 노고도 어렴풋이 압니다.


시골아이들이라 농사일에 대해서 다 알 것으로 생각합니다.
텃밭으로 하는 학습이 의미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시골 부모님도 도시아이들처럼 농사일 시키지 않습니다.
자신처럼 농사짓지 못하게 하려고 더 시키지 않습니다.
방법은 조금 어설프지만 도시 부모님들보다 더 공부에 열성적입니다.
그래서 시골아이들도 오가며 겹눈 질로 농작물을 볼 뿐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학부모님들에게 농사짓기 위한 텃밭이 아니라 공부를 위한 텃밭이라고 설명해야 합니다.
텃밭을 통해 다양한 프로젝트학습 가능합니다.
넓이, 부피, 높이, 분류, 연산 등의 수학공부 적용할 수 있습니다.
예측, 관찰, 추리, 추론, 분석 등의 과학공부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기를 비롯한 표현하기 미술공부 적용할 수 있습니다.
알게 된 점과 느낌을 글과 말로 표현하는 국어공부 적용할 수 있습니다.
농요를 비롯한 우리 조상들의 노동요를 접할 수도 있습니다.
노력의 가치와 실물 경제의 차이로 농민들의 애타는 마음도 느낄 수 있습니다.
생태공부, 인성공부 저절로 됩니다.
수확은 덤입니다.


학교 텃밭을 농작물을 재배하고 수확하는 기능에서 놀며 배우는 학습의 기능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수확의 욕심과 견학 기능에 치우친 텃밭 가꾸기는 배움이 아니라 욕심과 이벤트입니다.
지나친 노동만을 강조하는 대규모의 텃밭도 조정되어야 합니다.
무의미한 노동만을 강요하는 텃밭 가꾸기는 노동을 욕되게 합니다.


학교 텃밭은 교실입니다.


※1학기 관찰과 프로젝트가 끝난 작은 텃밭에 김장배추를 심어서 아이들과 관찰하며 여러가지 생각거리를 만들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1학기 배추흰나비 관찰을 끝내고 심어 놓은 케일에 배추흰나비 애벌레가 출몰했습니다. 마지막 번식을 위한 배추흰나비의 처절한 몸부림이었겠지요? 이 놈들 때문에 성한 배추가 없는데 아이들은 한사코 애벌레를 잡으면 안된다고 합니다. 그대로 존중했습니다. 이유를 아시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