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를 잘하는 교사입니다. 하지만...
배구를 잘합니다. 하지만 즐겁지 않습니다. 그래서 동료 교사들에게 배구를 강요하지 않습니다.
배구가 좋았습니다. 땀 흘리는 것이 좋았고, 후에 술 한잔하며 이런저런 학교 이야기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가끔 다른 학교와 친선 경기하며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도 좋았습니다.
어느 날부터 배구만 있고 교사는 없었습니다. 승부를 위해 교사를 잊어야 합니다. 승부를 위해 인격모독적인 편가르기를 해야 합니다.
'기간제 교사는 자격이 없다.'
'스포츠강사는 자격이 없다.'
'비정규직원은 자격이 없다.'
'다른 교대 출신은 자격이 없다.'
교대 동창회가 되면 관리자는 나를 싫어합니다. 자기 학교 교사가 동창회에 많이 참석하는 것을 능력으로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당당하게 얘기합니다. 교사가 아이들에게 학연, 혈연, 지연 얽매이지 말라는 교육을 하는데 어떻게 참여할 수 있습니까? 그러면 '꼭 그렇다기보다 동창 만난다고 생각하라'라고 합니다. '다른 장소에서 얼마든지 좋아하는 친구 만날 수 있다.'라고 하면 더 이상 말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일어나며 '그것도 근무시간에...' 방점을 찍습니다.
일부에서는 승진하려면 배구 잘해야 한다고 합니다. 나는 의문을 가집니다. 배구 잘하는 그 교사의 다른 능력 때문에 승진을 했을 것입니다. 배구로 승진을 꿈꾸는 교사가 있다면 발목과 무릎의 희생만 남을 것입니다. 그리고 관리자란 자리가 얼마나 가치가 없으면 교사의 배구 실력으로 얻을 수 있다는 소리를 할까요? 그런 가치 없는 자리에 오르려고 잘못된 배구문화에 편승해 교사의 양심을 팝니까? 승진을 꿈꾼다면 '배구'보다 '교육'을 먼저 생각하십시오.
교육이 학교 배구를 둘러싸고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배구하는 것이 좋아도 우리가 교사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배구하기 위해 비교육적인 짓거리를 스스럼없이 하는 사람은 학교에 있을 자격이 없습니다.
그리고 친선으로, 좋아하는 분들끼리 하는 배구에는 좀 관대해지면 좋겠습니다. 학교에서 배구하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잖아요? 이것마저 나쁘다고 하면 배구하는 것보다 나쁜 것 얼마든지 있습니다. 배구 잘하는 교사의 작은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