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끼리만 즐거우면 됩니다.
어린이날 맞이 체육 한마당(운동회)을 했습니다.
평소보다 일찍 만국기와 천막을 설치하기 위해 출근하였습니다.
여럿 선생님들이 먼저 와서 준비를 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어떤 분이 호들갑을 떱니다. 차분히 준비하면 되는데 짜증스러운 말을 연신 날립니다. 체육기구가 발전한 것도 모르고 과거의 방식을 고집합니다. 과거의 운동회에서 벗어나지 못한 결과입니다.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선생님들에게 수고한다는 말 한마디면 되는데 왜 그러는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또 다른 어떤 분은 즐겁게 시작해야 되는 조회시간에 짜증이 섞인 말로 '오늘 수고하세요.'라고 합니다. 운동회에 대한 솟아 오른 기운이 순간적으로 빠져나가고 그분의 기분을 해석하느라고 운동회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집니다.
운동회가 시작되었습니다. 무난히 잘 마쳐지는가 했는데 사전 협의회 때 없었던 종목이 사회자를 통해 흘러나옵니다. 그것도 교사들의 참여 경기입니다. 그 시간에 교사들은 아이들 관리하느라고 바쁜데, 그것도 모든 담임교사를 나오라고 합니다. 그러면 아이들의 안전 관리를 누가 합니까? 그것도 모르는 사회자는 교사들이 안 나온다고 지랄 지랄입니다.
반성회를 가졌습니다.
그분의 얼굴은 여전히 한여름철 소나기가 내리기 직전의 하늘입니다. 그분의 차례가 되어 화난 이유를 설명합니다. 교사들을 편하게 하기 위해 이벤트 비용을 충분히 책정을 했는데 왜 그렇게 하지 않고 아침 일찍 나와서 고생을 하느냐? 그리고 교사들이 모범을 보여야 되는데 사회자가 나오라고 몇 번을 이야기해도 나오지 않느냐? 등등입니다. 틀린 말이 아닙니다. 사전 협의회에서 천막을 비롯한 의자 외 등을 이벤트에서 임대하자고 했는데 담당 부장이 학교에 장비가 있으니 그럴 필요가 없다고 했으며, 교사들이 참여하는 경기는 아예 협의도 되지 않았습니다.
반성회를 마치면서 한마디 했습니다.
'부장님들 협의할 때 그분들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서 협의회하고 그 결과를 제대로 전달하면 좋겠습니다.'
'헐~'하며 비꼬는 부장도 있습니다.
담당 부장은 '우리끼리만 즐거우면 됩니다.'라고 합니다.
'우리끼리'가 의미하는 바를 잘 모르겠습니다.
그 우리끼리에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교사들이 포함된다면 '왜 우리가 너네들의 소통과 공감 부족으로 인한 피해를 입어야 됩니까?'
너네들이 그분들의 소통과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고 틈만 나면 불만을 터뜨리는데, 너네들의 소통과 공감능력도 많이 부족하지 않습니까? 혹시 소통과 공감이 너네들이 좋아하는 소리만 해주는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지 않습니까?
양비론을 싫어합니다.
나의 주관을 객관적이라 포장하는 듯하여 싫어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예외로 하고 싶습니다.
그 어떤 분은 왜 아침부터 '자기 고집'을 피우는지? 그리고 어떤 교사들은 왜 '우리끼리'를 강조하는지?
꼰대라는 소리를 들어도 '우리끼리'라는 주장에 절대 공감할 수 없습니다.
꼰대가 아닌 당신들이 주장하는 학교 교육은 당당합니까?
'이게 교육이냐?'라고 물으면 '교육이다'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습니까?
적당하게 눈치 보고, 적당하게 넘어가면 순간은 좋겠지요.
그리고 적당한 그 순간을 좋아하지 않는 동료의 의견을 꼰대라며 적당히 비웃고 넘어가면 자기만족은 되겠지요?
하지만 그런 적당함 때문에 학교가 맞이하는 시련에 대한 책임감은 없습니까? 그러면서 학교의 변화를 기대합니까?
학교의 변화를 원한다면 나의 행동이 교사다운지를 생각하십시오. 당신이 먼저 교사다운 교사가 되십시오.
나는 당신들의 '우리끼리'에 포함되기를 거부합니다.
우리끼리가 뭡니까?... ...